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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朴 기쁨의 퇴원길…멀리서 지켜만 본 황교안·김기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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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병원을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성이다. 이날 퇴원한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태를 묻는 말에만 30초간 짧게 답한 뒤 곧장 자리를 떴다. 약 5m 앞 맞은편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서 퇴원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해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서 퇴원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5년 만에 웃으며 걸어 나온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지난해 12월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된 지 약 3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로는 5년 만이다.

남색 재킷과 바지를 입은 박 전 대통령은 병원 복도에서부터 환하게 웃으며 밖으로 나왔다. 최근 휠체어를 탄 사진이 자주 보도된 것과 달리 2~3㎝ 굽이 있는 검은색 구두를 신고 걸어서 취재진 앞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이 나타나자 맞은 편 수십 명의 지지자들은 “고생하셨다” “사랑한다”고 연신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이 됐다.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준 삼성병원 의료진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일정과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남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고 검은색 승용차 뒷좌석에 올라탔다.

일부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소감을 말하는 동안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 박근혜”를 연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억울한 고초를 겪은 대통령님을 끝까지 지켜드려야 한다”며 10여분 동안 병원 앞을 맴돌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며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지자들 “건강한 모습 보니 눈물 난다”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정관계 인사들이 병원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 임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춘 전 실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도 펜스 뒤에 서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준비한 발언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이들과 악수를 하거나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이동했다.

지난해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해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을 축하하려는 지지자들도 병원 앞에 모여들었다. 서울 노원구에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왔다는 이충호(73)씨는 “가장 먼저 축하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일찍 집을 나섰다. 대구 사저에도 곧 찾아가 인사드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 정선옥(69)씨는 “대통령님을 뵐 생각에 어제부터 잠이 오지 않았다.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계속 눈물이 났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나오기 직전 병원 입구에선 지지자들과 경찰 인력 등이 뒤섞여 혼잡이 빚어졌다. ‘셀카봉’을 들고 병원에 들어가려던 한 유튜버는 경찰에 의해 출입을 제지당하자 “밀지 말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퇴원이 무슨 큰일이라고 이 난리냐”며 눈살을 찌푸렸다.

경찰, 대구 사저 앞 집회 대응 나서

박 전 대통령은 퇴원 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참배하기 위해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약 5분간의 참배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대구 달성군에 마련된 사저로 이동해 대국민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사저 앞에 지지자 등 집회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사저에 5000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보고 인력 2000여명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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