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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 출신 최예나도 이곳 출신' 中 위에화, 홍콩증시 상장 추진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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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위에화엔터테인먼트그룹(이하 ‘위에화’)이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업공개 투자설명서 제출했다. 위에화는 2018년 한국 엠넷에서 주관하는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 48에 참가해 최종 선발된 후 아이즈원(IZ*ONE)으로 데뷔한 최예나의 소속사로 잘 알려있다.

최예나 [사진 Bandwagon Asia]

최예나 [사진 Bandwagon Asia]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위에화의 2021년 매출은 12억 9000만 위안(2506억 2120만 원), 순익은 3억 3500만 위안(650억 704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재정 상황에도 업계는 위에화가 그룹 소속 최고 인기 멤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가 크다고 진단했다. 위에화는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해 숏폼 동영상, 가상 아이돌 등 새로운 방향으로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으나 아직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사진 위에화 공식홈페이지]

[사진 위에화 공식홈페이지]

수익성 증가세…리스크도 높아

위에화는 2009년 설립됐다. 위에화 창립자 두화(杜华)는 ‘연예계 대모’라 불리며 화이브라더스의 전신이 되는 화유스지(华友世纪, 화우세기)에서 홍보 매니저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고 알려졌다.

현재 위에화는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 및 유통, 에이전시 등을 아우르고 있다. 2016년 2월, 서울에 지사를 세우며 대한민국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위에화는 2020년 아티스트 수익 기준 중국 최대 연예 기획사(시장 점유율 약 1.5%)다.

업계 선두 기업 중 하나인 위에화는 증시 시장 입성을 꿈꿔 왔다. 이번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위에화가 그동안 IPO를 위해 물 밑 작업을 해왔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위에화의 IPO 전 지분 구조를 보면 창업자 겸 회장인 두화가 최대주주로 50.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두화의 배우자이자 대표이사인 쑨이딩(孙一丁)이 지분 3.31%를 보유하고 있다. 쑨이딩은 궈메이(国美电器·Gome) 부총재 출신으로 당시 궈메이의 홍콩 증시 상장 추진에 참여했다. 궈메이를 떠난 이후에는 루이쓰(瑞思)교육 CEO로 7년간 재직했다. 이 기간에 루이쓰는 미국 나스닥에 안착했다.

두화 [사진 시나닷컴]

두화 [사진 시나닷컴]

이 밖에도 문화·예술 관련 업체 화런원화(华人文化)와 알리바바픽처스(阿里影业·Alibaba Pictures)가 각각 14.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트댄스의 기술 관련 자회사인 량쯔웨둥(量子跃动)이 4.74%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19~2021년 위에화의 3대 사업 부문(매니지먼트, 음반 제작 및 유통, 에이전시) 매출은 각각 6억 3100만 위안(1227억 1057만 원), 9억 2200만 위안(1793억 134만 원), 12억 9000만 위안(2508억 6630만 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각각 1억 1900만 위안(231억 4669만 원), 2억 9200만 위안(567억 9692만 원), 3억 3500만 위안(651억 8095만 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12월 31일 현재, 위에화는 왕이보(王一博, 한국 보이그룹 유니크 출신), 한경(韩庚, 슈퍼주니어 출신), 판청청(范丞丞, 판빙빙 동생) 등 유명 스타를 포함해 58명의 아티스트를 보유했다. 또 80명에 이르는 연습생을 보유, 스타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산하 195명의 직원을 통해 스타 양성, 홍보, 에이전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사진 新声Pro]

[사진 新声Pro]

위에화는 이번 증시 상장 이후 기존 3대 사업 부문 외에도 가상 아이돌, 아티스트 파생상품,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필요 사업 부문에서는 투자 혹은 인수합병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아티스트 한 명에 대한 의존도 높아…

업계는 위에화의 가장 큰 리스크로 왕이보에 대한 과한 의존도를 꼽았다. 매니지먼트와 에이전시 위주의 기업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한 명의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게 업게 분석이다.

위에화의 2021년 관련 사업 매출(12억 9000만 위안) 중, 91%는 아티스트 사업에서 나온다. 그중에서 왕이보가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위에화 전체 매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음반 제작 및 유통 부문에서도 왕이보의 기여도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왕이보 [사진 ELLE 공식웨이보]

왕이보 [사진 ELLE 공식웨이보]

위에화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9~2021년 회사가 아티스트에게 배분하는 수익은 아티스트의 전체 수익 중 45.4%(매니지먼트), 39.4%(음반 제작 및 유통), 45%(에이전시)로 집계됐다. 대략 위에화와 아티스트 간 수익 배분이 55 대 45 정도로 나뉘는 셈이다.

2019년 왕이보가 드라마 〈진정령(陈情令)〉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그에 대한 의존도 역시 급상승했다. 2021년 왕이보를 관리하는 곳에 지급하는 금액(3억 200만 위안, 588억 2960만 원)은 위에화의 ‘맏형’ 격인 한경(3124만 위안, 60억 8492만 원) 측에 지급하는 규모보다 약 10배 이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왕이보의 계약은 2024년 만료된다. 재계약 여부는 아직이다. 위에화 소속 한경이 지분을 보유한 것과 달리, 왕이보의 지분 보유 소식이 없다는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탈(脫) 왕이보 의존’ 시동…아티스트 및 사업 다각화 추진

위에화는 투자설명서에서 앞으로 아티스트 다원화와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반적인 회사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기 위함이다.

특히 아티스트 육성을 위해 모집 자금을 훈련 센터 신축 등에 쓸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규 연습생 선발 루트·규모 등을 확대하고 해외 연습 선발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예비 스타의 질과 양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사진 乐华娱乐 공식웨이보]

[사진 乐华娱乐 공식웨이보]

사업 다각화 방면에서 위에화는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손실이 커 2019~2021년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를 줄여왔다. 2019년 7910만 위안(154억 788만 원)에 달하던 투자액은 2021년 180만 위안(3억 5062만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위에화는 향후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 및 유통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계획도 단시간 내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독점법 강화와 연예계 정화 캠페인 등 아이돌 팬덤에 대한 규제 때문이다.

규제를 의식했던 탓인지 위에화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협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 2020년 말, 위에화는 바이트댄스와 손잡고 가상 여자 아이돌 그룹 A-SOUL을 선보인다.

A-SOUL [사진 시나닷컴]

A-SOUL [사진 시나닷컴]

중국 콘텐츠 관련 매체 신성프로(新声Pro)에 따르면 위에화는 가상 아이돌 외에도 아티스트 파생상품, 라이브 방송,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으며, 관련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홍콩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위에화가 무사히 상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지난 14일 증권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미중 갈등 우려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홍콩 증시에서 줄줄이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홍콩증시는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로 중국 본토 증시(6%)보다 높다.

증권가는 이 같은 악재들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우므로 한동안 홍콩 증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분위기에서 위에화의 상장 추진은 적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홍콩증시가 과거부터 미국 긴축 사이클에 내성을 쌓아온 만큼, 상장을 노리는 경쟁사보다 앞서 홍콩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해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연 위에화가 현금창출력을 높이고 아티스트 양성 시스템을 개선해 무사히 홍콩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까. 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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