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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반도 안찰 때…'새 호텔에 개별 수영장' 투자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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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 경제를 할퀴었다. 특히 호텔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사실상 모임이 금지되며 컨벤션센터 같은 부대시설은 문을 닫았고 객실 가동률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감축 운영을 해도 적자를 메우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새 호텔이 들어선다.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을 운영하는 희앤썬 우희명 회장. [사진 희앤썬]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을 운영하는 희앤썬 우희명 회장. [사진 희앤썬]

22일 문을 여는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이하 AC호텔)이다. 메리어트 계열 호텔 중 AC호텔로는 국내 최초다. 이 호텔의 주인은 국내 호텔운영전문업체인 희앤썬이다. 이 호텔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메리어트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그들의 운영 방식을 반영하는 형태다.

지난 17일 AC호텔에서 만난 우희명 희앤썬 회장은 “‘머큐어 서울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이하 머큐어)를 9년 만에 재단장했다”며 “흔히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하는데 지금이야말로 그런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되레 호텔업계가 호황일 때는 리모델링 같은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머큐어를 AC호텔로 재단장하는 데 8개월이 걸렸다. 한 달 매출이 20억원이라면 8개월간 영업을 쉬면 160억원이 손해다. 우 회장은 “현재는 한 달에 3억~4억원 적자인데 호황일 때 리모델링을 했을 때보다 200억원을 덕 본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의 객실. [사진 희앤썬]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의 객실. [사진 희앤썬]

“호텔도 MZ 취향 맞춘 전략 필요”

우 회장이 리모델링을 택한 이유는 호텔 주요 수요층이 달라졌다고 판단해서다. 우 회장은 “머큐어가 문을 열었던 2012년엔 비즈니스 수요가 주요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MZ세대가 주요 타깃”이라며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이 AC호텔을 단장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휴식이다. 코로나19로 교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신 도심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AC호텔에는 개별 수영장과 테라스가 딸린 객실이 6실이 있다. 3층에는 ‘키즈 스콜레’와 협업해 어린이 맞춤형 놀이 공간을 만들었다. 1층 라운지에서는 무료로 커피와 스낵 등을 제공하는데, 숙박객만 이용할 수 있다. 우 회장은 “홈파티에 익숙한 MZ세대 뿐 아니라 가족끼리도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을 운영하는 희앤썬 우희명 회장. [사진 희앤썬]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강남을 운영하는 희앤썬 우희명 회장. [사진 희앤썬]

우 회장은 호텔 운영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 우 회장은 “가장 듣고 싶고 듣기 좋은 말이 ‘그 호텔 가서 푹 쉬고 왔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머큐어를 비롯해 희앤썬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목시 바이 메리어트 서울 인사동’에 관광객 비중을 줄인 것도 이런 이유다. 우 회장은 “호텔업계에서는 5성급 호텔에서도 전체 객실의 15%는 관광객을 들여야 제대로 운영된다는 불문율이 있다”며 “하지만 단체 손님은 소란스러운 경향이 있고 관광버스가 호텔 앞을  막고 있는 것은 다른 고객에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하루 대부분을 호텔 예약사이트 등에서 호텔 이용 후기를 읽는다. 예컨대 A호텔의 침대가 푹신했다는 후기를 보면 해당 호텔 침대 브랜드와 모델명을 확인하는 식이다. 호텔 운영에는 고객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머큐어 옥상에 조성한 루프탑 카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호텔 저층 레스토랑 이용객에게 루프탑에서 무료로 커피를 제공했다. 우 회장은 “한번만 루프탑을 방문해보면 탁 트인 조망과 이색적인 인테리어에 반할 것이라고 생각는데 예상대로였다”며 “AC호텔도 고객들이 한 번만 방문해보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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