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2kg 필로폰 밀반입한 일당 적발…3조원 상당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인 소매가 기준 3조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일당이 적발됐다. 사진은 멕시코서 기어 부품에 은닉해 반입한 필로폰.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902㎏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 대규모 마약류 밀수사건 전담팀은 17일 멕시코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주범 A씨(38) 등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 양은 902㎏으로 도매가 기준 902억원, 소매가 기준 3조원에 해당하는 필로폰 밀수 사상 국내 최대 규모다.

호주 국적의 A씨는 국제범죄조직과 공모해 2019년 12월과 2020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멕시코로부터 수입한 헬리컬기어(감속장치 부품)에 필로폰 902㎏을 숨겨 밀수입했다. 이 중 498㎏은 호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공범 B씨(36)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지난해 9월 필로폰 밀반입 사건 발표 때 제공한 사진. 헬리컬기어 안에 필로폰이 은닉된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해 8월 A씨의 지시를 받고 국내에서 밀수 행위를 한 B씨를 구속 기소했다. B씨는 지난 1월 21일 1심에서 징역 15년 등을 선고받아 항소심 재판 중이다.

주범 A씨를 추적하던 검찰은 국정원과 베트남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베트남에 체류하던 그의 신병을 확보했고, 국내로 강제 송환 후 구속 기소했다.

앞서 부산지검과 부산본부세관은 지난해 8월 같은 수법으로 멕시코에서 필로폰 404.23㎏을 밀반입한 마약사범 일당을 적발한 바 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국제 마약 업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국을 중간 유통 거점으로 삼는 것 같다"며 "이 경우 국내에 유통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국제 공조를 통해 철저한 감시와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