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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尹정부 첫 비서실장 권영세 물망...장제원·권성동도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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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 정부 국정운영 방향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가동이 임박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작은 비서실’을 표방하는 것과 별개로 비서실장은 초기 대통령실의 기본 골격을 짜고 조각(組閣)에도 관여한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와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야 해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이유로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고 정치 경력이 쌓인 인사들이 후보군에 우선 거론된다. 최근 인수위 핵심부에선 비서실장 후보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이 주로 물망에 오른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16일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직접 소통하며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며 “윤 당선인의 서울법대 2년 선배이자 43년 지기로, 꼼꼼하게 일을 챙기고 조율에 능하다는 점에서 비서실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최근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올해 초 ‘김종인 선대위’ 해체 후 구원투수 격인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투입돼 선거를 매끄럽게 이끌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염두에 두고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을 인선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안철수 총리-권영세 비서실장’이 한 묶음의 카드라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공동정부를 꾸리기로 약속한 안 위원장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이에 대해 권 부위원장 측은 “비서실장에는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인수위 부위원장도 처음엔 고사하다 당선인의 요청 끝에 승낙했던 터라 어떻게 될지 장담하진 못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비서실장 외에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18대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낸 데다, 2013년 4월부터 20개월가량 박근혜 정부의 초대 주중 대사를 지냈다. 검사 시절엔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 나갔던 이력도 있다.

권 부위원장 외에 윤 당선인의 비서실장이자 ‘윤석열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비서실장 하마평에 올라 있다. 특유의 빠른 일 처리로 후보의 신임을 얻은 데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끌어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윤 당선인도 “지금의 내가 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 준 분”이라고 말하곤 한다. 전적으로 신임하는 측근을 비서실장에 앉혔던 역대 대통령들의 전례도 장 의원의 비서실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캠프와 인수위에 이어 업무 연속성이 있는 데다, 새 정부 초기 주요 국정과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확실히 아는 장 의원만 한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 당선인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윤핵관’중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현재 주요 직책을 맡지 않고 있는 까닭에 정치권에선 오히려 “비서실장 같은 중책을 바로 맡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초 선대위를 선대본부로 개편하면서 2선 후퇴했지만, 김오수 검찰총장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며 악역을 자처하는 등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권 의원은 입각 및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다만, 세 사람 모두 현역 국회의원이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을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변에선 “윤 당선인이 직접 요청한다면 세 사람 모두 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비서실장 다음의 정치 행보까지 고려할 경우 쉽지 않은 문제일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실권형 총리와 책임 장관을 임명하고 비서실의 기능을 실무 보좌로 한정할 경우, 오히려 실장엔 정치권 밖의 명망가를 임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각각 경제 수석과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와 김현숙 숭실대 교수를 당선인 정책특보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을 정무특보에 임명했다. 당선인 특별고문에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부사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이동관 디지털서울 문화예술대 총장, 유종필 전 국회도서관장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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