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철을 맞아 생산량이 줄어든 사과·감 등 유실수 묘목 가격이 80% 넘게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한파에 동해(凍害)를 입은 감 묘목과 과수화상병 여파로 생산량을 줄인 사과 묘목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충북 옥천군은 15일부터 4월 5일까지 이원면 묘목특구에서 ‘2022년 온라인 묘목축제’를 연다. 이원면에서 생산하는 묘목은 2월부터 식목철인 4월 초까지 한해 유통량의 70%가 거래된다. 이 기간 묘목 도매상과 농민 7만 명 이상이 찾아 전국 묘목 시세를 가늠할 수 있다.
옥천묘목유통센터 등에 따르면 접목한 지 2~3년 된 사과 묘목 한 그루 가격은 지난해 8000원에서 올해 1만5000원~1만6000원으로 87.5% 이상 올랐다. 2020년 봄 한 그루당 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다 보니 농가가 접붙이기를 덜 하면서 묘목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다.
추위에 약한 감나무 묘목은 지난해 8000원~9000원에서 올해 1만2000원으로 최대 50% 올랐다. 캠벨 품종의 포도 묘목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뛰었다.
꽃나무인 영산홍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됐다. 나머지 유실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했다. 배나무 묘목은 6000원, 복숭아는 5000원, 대추는 7000원, 매실은 3000원, 호두는 6000원, 살구는 4000원, 샤인머스캣은 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묘목 가격이 오른 데에는 1년 전 불어닥친 한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묘목 농가는 시장에 내놓기 1~2년 전부터 우수한 품종의 가지를 접붙이는 작업을 한다. 접붙인 7~10㎝ 길이의 가지를 1년 뒤 150~200㎝까지 길러 시장에 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지는 혹한이 발생한 데 이어 2월에도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염진세경민농원 대표는 “지난해 겨울 날씨가 워낙 추워서 냉해를 입은 농가가 많아 묘목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며 “농원 일을 하는 하루 인건비가 지난해 12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오른 것도 생산 단가를 높였다”고 말했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라 옥천 지역 묘목 재배 면적은 점차 줄고 있다. 2018년에 237㏊에 달하던 재배 면적은 올해 183㏊로 22.8% 감소했다. 옥천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수급도 어려워지면서 묘목 농가 수와 재배 면적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