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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1만원 칼국수 8000원 시대 코앞…외식물가 더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명동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한 명동교자의 칼국수 가격이 지난달 1만원으로 올랐다. 2019년 2월 9000원으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3년 만에 1000원을 올리면서다. 봉피양‧필동면옥 등 서울 시내 유명 냉면집도 올해 들어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각각 평양냉면 한 그릇에 1만5000원, 1만3000원이다.

냉면 만원, 칼국수 8000원 시대

8대 외식품목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8대 외식품목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평균가격은 9962원으로, 1만원을 눈앞에 뒀다. 칼국수는 평균 7962원으로 8000원대가 코앞이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냉면 가격은 10.7%, 칼국수는 8.9% 올랐다. 지난해 말을 시작으로 외식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대표 서민음식이 예외 없이 영향권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칼국수 등은 얼마나 더 오를지도 알 수 없게 됐다.

참가격에 표시되는 외식 물가는 도심뿐 아니라 외곽의 상대적으로 값싼 식당의 가격도 조사해 평균을 구한 값이다. 이 때문에 체감 물가보다 낮게 나타난다지만 곧 냉면은 가격 단위가, 칼국수는 앞자리 숫자가 바뀐다. 냉면과 칼국수뿐 아니라 김밥‧자장면‧삼겹살‧삼계탕‧비빔밥‧김치찌개 등 8개 대표 외식품목 모두 지난달 서울 지역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올랐다.

13년래 가장 많이 오른 외식가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4.1%)부터 전년 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은 4%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월(5.5%), 2월(6.2%) 등 올해 들어 외식 물가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 폭은 2008년 12월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10년 이상 경험하지 못한 속도라는 뜻이다.

식자재 가격 급등과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다가 외식 수요까지 늘어난 게 종합적으로 외식물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고 모임이나 회식이 줄면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자제되다가 한 번에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명동 칼국수 집의 가격표. 연합뉴스

서울 명동 칼국수 집의 가격표. 연합뉴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크라 사태가 길어질수록 원자재는 물론 곡물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시차가 있겠지만 국내 물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위드코로나’가 얘기됐던 때부터 수요가 늘거나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식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곡물 수출 잠근다…더 오를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곡물을 중심으로 전 세계 식량가격이 상승하면서 외식물가 인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두 나라의 밀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30%에 육박한다. 두 국가로부터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공급이 줄었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까지 식량 수출을 제한하는 등 ‘곡식창고’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헝가리는 모든 곡물 수출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고, 이집트도 최근 밀가루, 콩 등의 수출을 금지했다. 터키‧인도네시아 등도 일부 곡물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측정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40.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엔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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