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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지갑 화끈하게 연 SSG, 이유있는 지출?

중앙일보

입력

2022년에도 SSG에서 뛰는 추신수. [연합뉴스]

2022년에도 SSG에서 뛰는 추신수. [연합뉴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또 한 번 지갑을 열었다. 에이스 김광현(34)에게 KBO리그 최고 조건을 제시해 붙잡았다. SSG는 추신수(40)에게 이미 단일시즌 최고 연봉을 제시했다. 아울러 비(非) FA인 박종훈·문승원·한유섬에게도 다년 계약을 맺었다. 이유가 있다.

SSG는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에 계약했다. 보장금액은 131억원, 옵션은 20억원이다. 이대호(4년 150억원)와 나성범(6년 15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대우다. 보장금액은 전액 연봉이다. 김광현은 포스팅으로 MLB에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에선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니라 계약금을 받을 수 없다. 과거 한화 김태균이 일본에서 돌아오면서 계약금 없이 연봉 15억원을 받았던 걸 떠올리면 된다. 단, 당시와 달리 비FA 선수들의 다년 계약이 사실상 허용됐기 때문에 장기계약이 가능했다.

김광현은 '연봉킹'에도 오른다. SSG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KBO 공시를 통해 올해 연봉을 공개한다. 김광현 계약 이전 최고 연봉자는 추신수였다. 추신수는 지난해와 같은 27억원에 재계약했다. 단일시즌 최고 연봉 기록이기도 하다. 류선규 SSG 단장은 "김광현의 보장 연봉은 연평균 32억7500만원이다. 당연히 추신수보다 올해 연봉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SSG는 이미 2022시즌 총연봉 1위였다. 외국인 선수와 신인을 제외한 평균 연봉은 2억704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5.2% 증가했다. 김광현의 합류로 증가폭은 더 늘어나게 됐다.

SSG 랜더스에 복귀한 김광현. [사진 SSG 랜더스]

SSG 랜더스에 복귀한 김광현. [사진 SSG 랜더스]

SSG가 지갑을 연 건 샐러리캡(연봉합산제한) 때문이다. KBO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도입한다. 그런데 이 기준은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연봉(연봉·옵션 실지급액·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평균 금액의 120%로 설정된다.

상한을 넘어서면 벌금을 내야하고, 2회 연속 초과할 경우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단계가 내려간다. 메이저리그식 사치세와 비슷한 방식이다. 무조건 규정을 지켜야 하는 미국프로풋볼(NFL)이나 프로배구의 하드 캡보다는 유연하지만, 손실이 매우 크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올 시즌에 많은 자금을 쓰는 것이다. SSG가 비FA 선수들에게 최초로 장기계약을 제안한 것도 그래서다. 내년에 FA가 되기 전에 선행 투자를 한 것이다. 외야수 한유섬은 5년 총액 60억원, 박종훈·문승원(이상 투수)과는 65억원과 55억원에 계약했다. 2021년에도 내야수 최주환과 4년 총액 42억원으로 영입한 바 있다.

SSG와 장기계약을 맺은 한유섬. [연합뉴스]

SSG와 장기계약을 맺은 한유섬. [연합뉴스]

이중 상당 금액은 올해 연봉으로 책정됐다. 한유섬은 역대 최고 연봉 증가 기록(2021년 1억8000만원, 1233.3%)을 세우면서 24억원을 받는다. 이번 계약금액의 40%를 올해 받는다. 김광현에 밀려 투수 연봉 2위가 된 박종훈의 경우 28%인 18억원이다. 류선규 단장은 "김광현도 계약기간 중 올해 연봉이 제일 높다"고 했다. 김광현의 2022시즌 연봉은 4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창단 2년 만에 가을 야구를 넘어 우승 트로피까지 바라보면서 2023년 이후 샐러리캡에도 대비하는 SSG의 움직임은 이번 겨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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