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국방비 7.1% 증액 279조원…‘대만 통일’ 노려 군비 증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커창(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지나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커창(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을 지나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5일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 대비 7.1% 증가한 1조4504억 위안(279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국방 예산이다. 올해 한국 국방비 54조6000억원의 5배, 일본 방위 예산의 4배다.

리커창 “전쟁대비, 군사투쟁” 강조 #국방비 2년째 증액…성장률과 역행 #교류 협력 빼고, ‘총체적 방략’ 첫 언급

중국 국방 예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 국방 예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방예산 증가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7.5%에 이어 3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5.5% 전후로 책정해 지난해 8.1%보다 크게 축소한 것과 대조된다. 성장률에 역행하는 국방비 증가율의 배경은 대만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회당에서 열린 2022년 전국인민대표대회 13기 5차 회의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를 낭독하며 ‘건군 100년 분투 목표’와 ‘군사투쟁’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건군 100년 분투 목표를 옥죄고, 군대훈련과 전쟁대비를 전면적으로 심화하고, 군사투쟁을 확고하고 유연하게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군사투쟁’이라는 직설적 목표까지 공언했다.

리 총리는 대만 정책 부분에서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대만을 처음 언급한 한·미 공동성명 등까지 겨냥한 발언이다. 2012년 시진핑 정부 성립 이후 총리 업무보고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외부세력’을 언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낭독하고 있다. 주석단의 빈 자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양제츠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의 자리다. 신경진 기자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낭독하고 있다. 주석단의 빈 자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양제츠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의 자리다. 신경진 기자

대만과의 경제 협력도 빠졌다. 리 총리는 지난해와 2020년 업무보고에서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 협력을 촉진한다”고 언급했지만 올해는 대신 “양안 동포는 민족 부흥의 영광스런 위업을 마음을 합쳐 이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과 통일을 위한 협력을 대만인의 의무로 주장한 발언이다. 또 “신시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총체적 방략을 관철한다”는 발언도 처음으로 리 총리 정부 업무보고에서 등장했다. ‘총체적 방략’은 대만 통일을 위한 무력행사의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올 하반기 20차 당 대회에서 ‘총체적 방략’을 보다 구체화한 통일 시간표가 나올지 주목된다.

리 총리의 올해 정부 업무보고는 안정 우선과 위기 방지를 총 기조로 제시했다. 1만7000자, A4 용지 30페이지 분량의 업무보고에는 ‘위험(리스크)’이 14차례 들어갔다. 13차례 등장한 ‘성장’보다 많았다. 국내외 경제 하방 압력과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위기의식을 반영했다. 하반기 공산당 20차 당 대회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경제·사회 ‘안정’은 총 22차례 등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