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삼성 부회장께" 애플·테슬라 움직인 우크라 장관의 호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삼성전자의 러시아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페도로트 장관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내디딜 것을 촉구한다. 러시아의 탱크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유치원과 병원을 폭격하는 한 러시아인은 삼성의 멋진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전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을 첨부했다.

서한에서 페도로프 장관은 “세계의 재계 리더, 기업, 단체들은 우리가 어떤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서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침략자를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지만 이런 노력이 침략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장관 트위터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장관 트위터

이어 “삼성이 세계 평화를 걱정하며 권위주의적 침략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삼성페이, 삼성 갤럭시스토어 등 러시아에서 삼성 제품과 서비스 공급을 잠정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페도로프 장관은 “이런 행동은 러시아의 젊은이 등이 수치스러운 침략을 선제적으로 멈추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며 “2022년에는 최신 기술이 탱크와 미사일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에 올랐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는 TV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 애플처럼 직접적 제재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5일 “인도적 차원의 구호 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 중”이라며 “6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적십자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4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 트위터]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이 4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 트위터]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따른 물류난으로 삼성전자의 러시아행 물품 출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까지 러시아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었지만 여러 변수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측은 “물류와 환율 문제 등으로 러시아에 수출을 못 하고 있으며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페도로프 장관의 서한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페도로프 장관의 요청에 따른 삼성 측의 추가 대응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페도로프 장관은 지난 5일 트위터에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에게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에게도 직접 지원을 요청했다.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를 지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