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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단계" VS "폄훼말라"…'서울 두배' 1178㎢ 울산 풍력발전소 대선 앞 논란

중앙일보

입력

부유식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 한국석유공사]

부유식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 한국석유공사]

오는 2025년쯤이면 거대한 풍력발전소가 울산 동쪽 앞바다 위에 떠서 전력을 생산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발전소 몸체가 바닷속까지 고정돼 있지 않고, 해수면 위에 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소다.

기존의 고정식 해상풍력 시설은 해저 지반에 기초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는 설치하기 어려웠다. 반면 부유식은 먼바다에도 설치가 가능해 어업인들의 활동 피해를 최소화하고 바람 자원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소는 서울 면적(605.2㎢)의 두 배 가까운 1178㎢의 거대한 단지로 추진된다. 2030년까지 원전 6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인 6GW, 57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이런 부유식 풍력발전소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화두로 떠올랐다. 야권 대선 후보들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인 이 사업을 두고 “시민이 반대하는 정책”, “아직 실험 단계”라는 등 의구심을 제기하면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달 말 울산을 방문해 “해상풍력 발전의 공사 하청은 이권 공동체이고,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사업에 낄 수 있겠느냐”며 “왜 울산 앞바다에 어민들이 반대하고, 시민이 반대하는 저런 신재생이라는 풍력발전을 하느냐”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달 23일 울산을 찾아 “풍력발전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울산의 해상풍력은 실용화보다는 실험 단계”라며 “유니스트 등 수준 높은 연구기관을 잘 활용해서 우선은 기술력을 축적하는 실험용으로 시도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 2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울산시]

지난 2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울산시]

이에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제1야당의 후보는 ‘공사하청을 누가 받았는지…민주당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했고, 또 다른 야당 후보는 ‘실용화 아닌 실험단계’라고 폄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시장은 “울산시 역할은 주로 행정 지원이어서 공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시는 연구개발, 지원 인프라 구축, 민간협의체 구성 등 비전 실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뿐인데, 이 사업에 부정한 이권 개입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저의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또 안 후보의 ‘실험단계’ 발언에 대해서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은 벌써 상용단계이며, 세계 최초로 조성된 스코틀랜드 하이윈드 단지의 2019년 4월부터 1년간 평균 이용률은 57.1%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풍질이 비슷한 울산 앞바다의 경제성이 충분하므로, 실험단계라는 발언은 제대로 모르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8MW급 뷰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조감도. [사진 두산중공업]

8MW급 뷰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조감도. [사진 두산중공업]

아울러 송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50년까지 200GW가 넘는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 열리게 되면 기업 확장과 일자리 창출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 사업을 정쟁으로 끌어들이는 시도에 반대하며, 이를 통해 지역 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일이 없기를 정치권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은 즉각 송 시장의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이날 ‘투표 직전, 송 시장의 반박 기자회견 저의가 의심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송 시장이 대선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 왜 이런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지 의심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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