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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대신 명품 조연으로 나선 메시...도움왕 도전

중앙일보

입력

조력자로 변신한 메시(오른쪽)의 패스로 골을 넣은 음바페가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력자로 변신한 메시(오른쪽)의 패스로 골을 넣은 음바페가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축구를 시작한 이래 줄곧 주인공이었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04~05시즌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까지 16시즌 동안 바르셀로나(스페인)의 간판 골잡이였다. 이 기간 세계 축구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와 피치치(득점왕)를 각각 7차례 차지했다.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도 그의 몫이었다. 팬들은 메시를 '축구의 신'이라고 불렀다.

 그랬던 메시의 축구 인생이 올 시즌 180도 달라졌다. 친정팀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프랑스)로 이적하면서다. 메시는 올 시즌 리그 14경기 2골에 그쳤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전성기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PSG의 전술은 차세대 '축구의 신' 킬리안 음바페(24) 중심이었다. 더는 그를 떠받드는 팬은 많지 않다. 일부 PSG 팬은 부진한 메시의 경기력을 비난하기도 했다.

 메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는 주인공을 포기하고 '명품 조연'의 길을 택했다. 골 욕심을 줄이는 대신 음바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는 플레이 메이커로 변신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백전노장 메시의 노련한 패스는 총알처럼 달리는 음바페의 발 앞으로 배달됐다. 최근 5경기에서 5개의 도움을 기록한 메시는 총 도움 10개로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음바페는 14골로 득점 2위다.

무뎌진 득점력 탓에 비판 받는 호날두. [AP=연합뉴스]

무뎌진 득점력 탓에 비판 받는 호날두. [AP=연합뉴스]

 음바페는 열한살 많은 조력자 메시의 노력에 감복했다. 음바페는 프랑스 르 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메시는 위대한 선수다. 그와 함께 뛰면서 많이 배우고 큰 즐거움을 얻는다. 메시와 뛰면 축구가 쉬워진다"며 메시를 감쌌다. PSG 소식지 PSG토크는 "바르셀로나 시절 메시의 모습을 기대해선 안 된다"면서 "메시는 PSG에서 조력자 역할에 적응했다. 팬들도 새로운 메시의 역할에 익숙해야 한다"고 전했다.

메시의 유연한 대처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된다. 지난 시즌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뛴 호날두는 올 시즌 친정팀 맨유로 복귀했는데, 깊은 부진에 빠졌다. 여전히 골잡이 역할을 고집하는 그는 올해 10경기에 출전해 겨우 1골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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