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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상속세만 최소 6조원...공동창업자 부인에 넥슨 미래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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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넥슨 김정주 창업자(NXC 이사)가 세상을 떠나며 넥슨의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7월 김 창업자가 16년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NXC는 넥슨 초기 멤버인 이재교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일본 법인인 넥슨도 오웬 마호니 대표가 경영하고 있고, 넥슨코리아도 이정헌 대표가 맡아 경영 전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변수는 상속세다. 포브스에 따르면 김 창업자의 자산은 지난해말 약 12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NXC 지분이다.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지난 1월 말 기준 NXC의 지분 67.49% 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부인 유정현 NXC 감사가 29.43%를, 김 창업자의 두 딸이 각각 0.68%를 갖고 있다. 나머지 1.72%는 두 딸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보유 분이다. NXC 지분 100%를 창업주 가족이 가진 것.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아내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이 유산을 상속받을 경우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최고세율 50%(과세표준 30억원 초과)가 적용된다. 여기에 최대주주 지분율 50% 초과시 붙는 할증을 고려하면 상속세율은 60%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유족이 내야할 상속세만 6조~7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NXC가 비상장사이다 보니 지분 가치에 따라 상속세 규모를 추산하는 데도 꽤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선 상속세 규모를 감안할 때 유가족이 NXC 지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그럴 경우, 게임회사 넥슨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특히 김정주 창업자는 지난 2019년 NXC 지분 매각을 추진할 당시에도 가족 보유분 전체를 매각하려 한 만큼, 유족들이 매각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 현재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딸이 경영에 참여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앞서 김 창업자는 2018년 5월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한번도 흔들림 없었던 생각으로, 공개적인 약속이 성실한 실행을 이끈다는 다짐으로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넥슨 지배구조는 유정현 NXC 감사의 의지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과거 넥슨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직접 경영에 참여한 적이 있는 만큼 상속세 납부후 직접 대주주로서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들을 잘 아는 IT업계 관계자는 이날 “생전에 김정주 창업자가 아내와 대부분 상의하며 투자를 했기 때문에 혼선은 없을 것”이라면서도“김 창업자의 선구안에 따라 투자 방향이 결정됐던 만큼, 그의 부재가 NXC 투자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넥슨 관계자는 상속세와 향후 NXC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해 “지금으로선 그부분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향후 법적 절차를 준수해서 모든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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