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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없는 '시총 24조' 넥슨의 미래...공동창업자 부인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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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연합뉴스

김정주 NXC 이사. 넥슨 제공=연합뉴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넥슨의 미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05년 회사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인 NXC의 한 축에 게임 사업을 두고, 동시에 국내외 유망 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인이 NXC 지분 67.49%를,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가 29.43%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딸의 지분은 각각 0.68%다. 두 자녀가 100% 소유한 와이즈키즈의 지분(1.72%)까지 합치면 김 창업자와 가족이 NXC 지분 100%를 가졌다. 지난해 포브스 기준 김 회장 재산은 약 12조원이었다.

김 회장 부부가 지배하는 NXC는 '넥슨 재팬'으로도 불리는 넥슨㈜의 지분 47.4%를 보유했고, 그 산하에 넥슨코리아가 있는 구조다.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1일 기준 약 24조원. 김 회장은 넥슨㈜ 경영을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와 이사회에 맡기고 투자활동에 전념해왔다. 지난해 매출 2조 8530억원에 달하는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코리아의 사업에도 김 회장이 직접 관여하진 않았지만, 굵직한 투자로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1월 넥슨이 마블 영화 '어벤져스'를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이 설립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AGBO에 5억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넥슨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만한 게임 지식재산(IP)을 육성하고 영상과 결합해 콘텐트 생태계를 키우려고 한다.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NXC 감사보고서에 나온 넥슨 그룹 구조도. [사진 NXC 감사보고서]

그럼에도 고인은 지난해 7월 NXC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당시 회사 측은 김 회장이 NXC 사내이사로서 향후 넥슨컴퍼니의 성장을 돕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글로벌 투자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선 김 회장 부부가 NXC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앞서 고인은 2019년 NXC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넥슨㈜과 넥슨코리아 경영은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지난 2018년 5월 1000억원대 기부 계획을 발표하며, 자식들에게 상속은 하되 경영권은 세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넥슨㈜을 비롯해 NXC의 보유 지분은 공동창업자나 다름없는 유족 유정현 감사 의지에 달려 있다. 유 감사는 1994년 김정주 창업자가 서울 역삼동 작은 오피스텔에서 송재경 바람의나라 개발자와 함께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넥슨의 밑그림을 함께 그렸다. 넥슨의 성장기에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내부 살림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NXC 감사로 재직하며 넥슨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외부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넥슨에서도 초기 직원들 외에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