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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 돌파날 정부 "증가율 둔화"…전문가는 '복병' 우려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개학일인 2일 제주시 월랑초등학교에서 신입생들이 학부모 배웅을 받으며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학일인 2일 제주시 월랑초등학교에서 신입생들이 학부모 배웅을 받으며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만명대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8만248명이 늘어나며 코로나19 발생 2년여 만에 처음으로 20만명을 돌파했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율 자체는 둔화되고 있어 1~2주 이내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방역 완화 조치, 초·중·고교의 개학 등이 복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날보다 8만명 늘어 21만명…정부 “증가율 둔화되고 있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만924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역대 최다치였던 17만1451명보다 4만8000여명 더 늘어났다. 위중증 환자는 762명으로 전날보다 35명 증가했고 사망자 16명 줄어든 96명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건 검사 건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날 PCR 검사 건수는 105만4030건을 기록하며 정부가 밝힌 한계치(85만건)을 24%나 초과했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모니터에 신규 확진자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모니터에 신규 확진자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확진자는 늘고 있지만 증가율 자체는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보통 매주 확진자가 2배씩 증가하는 이른바 ‘더블링’ 경향이 보였는데, 지난주부터는 조금씩 증가율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이번 주도 증가율이 상당히 둔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내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대로 1~2주 정도 사이에 정점이 형성되는 기간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확진자는 지난주 수요일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월 2일 2만268명에서 시작해 4만9548명(9일)→9만439명(16일)→17만1451명(23일)으로 매주 더블링됐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 자체는 꺾인 상황이다.

“방역 완화 조치와 개학 복병…10~13일 정점 도달할 것”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 및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 및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와 더불어 초·중·고교의 개학이 향후 유행 추이의 복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맞춰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동거인 격리 의무화 중단 등 확산 억제를 위한 조치들을 다 내려놨다”라며 “예상보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빨리 정점을 찍게 되면 그만큼 빨리 확산 세가 줄어들 수 있다고 기대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라며 “정부가 할 일은 불확실성을 가정해 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건 맞지만 절대 수가 증가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더블링이 안 되고 있다는 정도이지 절대 수만 보면 지난주 대비 4만~5만명이 늘었다”며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1세 이하에서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등교와 맞물려 감염자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봄을 맞아 사회적 활동량이 늘어나고, 신학기 개학과 함께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감염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방심은 금물이지만 두려워만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지금은 ‘위중증과 사망 최소화’라는 우리의 명확한 목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요양병원ㆍ요양시설 어르신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서두르고, 노바백스 백신을 활용해 미접종자를 계속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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