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1일 만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마포구의 한 디저트 카페에 손을 잡고 입장했다. 25분쯤 대화를 나누고 나온 두 후보는 “정치교체와 통합정부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모든 정치세력이 모여 통합정부와 국민내각을 만든다는 점에 함께 합의했다.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합의 내용은 ▶20대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2026년 대통령선거·지방선거 동시 실시 ▶새 정부 출범 1년 내 제7공화국 개헌안 제출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제, 실질적 3권분립 도입 ▶정치개혁 관련법 대통령 취임 전 국회 제출 등이다. 두 후보는 “무조건적 정권교체나 정권연장으로는 지금의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서로가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동연 후보의 후보직 사퇴 및 단일화 여부에 대해 송문희 새로운물결 대변인은 “두 후보의 대화에서 사퇴나 단일화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이날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윤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기는 듯한 답변을 했다. 안 후보는 이후 발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에게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무산 이유에 대한 국민의힘 측 주장도 재반박했다. 지난달 27일 안 후보가 “단일화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측은 “안 후보가 보고를 받아놓고 딴소리를 한다”고 반박했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국민의힘 쪽 제안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제안한 국민 경선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념식장에서는 안 후보가 껄끄러운 관계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마주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 대표가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안 후보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사전투표(4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물 건너갈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역대 대선에서 수십만 표의 사표가 나온 전례가 없다. 3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