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유 집도 장동건 집도…잘나가는 집은 왜 딱 '29가구'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송파 성지 아파트 조감도. [사진 포스코건설]

송파 성지 아파트 조감도. [사진 포스코건설]

서울 송파구에서 3.3㎡당 분양가가 6000만 원대인 아파트가 처음 나온다. 역대 최고가 분양가를 기록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3.3㎡당 5273만원)’를 훌쩍 뛰어넘는 초고가 분양가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의 3.3㎡당 분양가가 6500만원으로 책정됐다. 두 동짜리 아파트로, 일반 분양할 가구 수는 딱 29가구다. 모두 전용면적 106㎡(40평대)로, 분양가가 25억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인근 대단지인 헬리오시티 전용 110㎡가 지난해 7월 25억2000만원(14층)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가 29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시세를 웃도는 분양가가 책정됐다.

국내 아파트 최고가 분양 기록 #고급 빌라, 리모델링 아파트 #딱 29가구만 분양하는 이유

1992년 준공된 성지 아파트는 국내 첫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다. 리모델링을 통해 최고층수는 15층에서 18층으로 높여지고, 가구 수는 298가구에서 327가구로 늘어난다. 이 단지는 당초 리모델링으로 42가구를 늘리려다가 29가구로 바꿨다. 현행법상 리모델링하면 가구 수를 15%까지 늘릴 수 있지만 오히려 일반분양 가구 수를 줄였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분양가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는 30가구 이상부터 적용된다. 29가구만 분양할 경우 분양가나 청약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전매제한도 없고, 청약통장 유무 및 주택 소유 여부 등과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다.

아이유 빌라도 29가구 

이에 따라 리모델링 아파트나 고급 빌라 등에서 ‘29가구 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가수 아이유가 지난해 130억원에 분양받아 화제가 된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도 한동 짜리 건물로 29가구로 구성됐다. 배우 장동건ㆍ고소영 부부가 사는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도 한 개동 29가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펜트하우스청담’. [사진 현대건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더펜트하우스청담’. [사진 현대건설]

송파구 오금동 아남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지난달 분양한 ‘송파더플래티넘’의 분양가는 3.3㎡당 5200만원이었다. 두 동짜리 아파트임에도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에 육박하는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소위 ‘대박’이 났다. 29가구 일반분양에 7만5000여명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2599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도 29가구 분양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업계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다면 3.3㎡당 300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할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단지가 아닌 소규모 리모델링 단지의 경우 분양가나 청약 규제를 피하기 위해 29가구 일반분양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