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꺼내든 북한, ICBM 발사 명분 쌓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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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은 28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뉴스1]

북한은 28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뉴스1]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27일 평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28일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이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며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 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해 고분해능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지상에서 수신하는 실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한반도 전체 모습이 담긴 2장의 사진과 함께 256자의 짧은 소식만 전했다. 미사일의 종류와 제원이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사현장 참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7일 오전 7시 52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을 탐지했고, 비행거리 300㎞, 비행고도 620㎞ 안팎인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정찰위성 발사를 지시했다. 북한은 당시 김 위원장이 제시했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음 단계인 정찰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날 북한의 주장을 두고 인공위성 발사에 이용하는 다단계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위한 명분 쌓기이자 예고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공위성 발사에 활용되는 다단계 로켓은 탄두만 교체하면 곧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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