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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6) "수익률 2000% 가능?" 中 리셀 시장의 숨은 강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프랑스 루이비통의 남성복 디자이너 고(故) 버질 아블로가 나이키와 협업한 한정판 신발이 켤레당 9만 달러(약 1억800만 원)를 돌파했다. 한정판 운동화는 100%에서 많게는 2000%까지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른바 '스니커 테크(SneakerTech)'에 열광하는 MZ 세대들이 늘고 있다.

[사진출처=Hypeb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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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더우(得物, POIZON)는 요즘 중국 MZ 세대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이다. 더우는 상해식장정보과기유한공사의 산하 브랜드로 인터넷 쇼핑 커뮤니티이다.

[사진출처=더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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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는 패션을 사랑하는 젊은 층들이 모여있고, 패션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중국 MZ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유니콘'에서 중국 유니콘 기업 301개 중 9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우의 탄생 배경?

더우의 탄생 배경은 남초 사이트이다. 2015년 중국 최대 인터넷 스포츠 플랫폼 중 하나인 후푸(HUPU)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후푸는 농구, 축구, e스포츠 등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90% 이상이 남성 이용자로 형성돼있었다.

[사진출처=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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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국은 운동화 리셀 열풍이 막 불기 시작했다. 리셀 판매 채널이 적어 온라인 플랫폼에만 의존했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선 운동화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후푸에는 운동화 고수(?)들이 있었던 것이다. 후푸 커뮤니티에 이른바 '운동화 감별사'들이 대거 존재했기에 커뮤니티를 통해 운동화 진위 여부를 따졌다. 이를 통해 후푸는 리셀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리셀 전문 플랫폼 '독(毒)'을 출시하였다.

[사진출처=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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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푸에 힘입어 '독'은 설립 직후부터 소위 '운동화 감별사'와 플랫폼의 사용자층을 확보하게 됐다. 운동화 진위 여부에는 절대적인 식별 기준은 없지만, '독'의 감정 수준은 리셀 운동화 마니아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었다. 그 결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리셀 운동화 구매는 '독'에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24 시간 온라인 감정 서비스?

"내가 구매하는 제품은 가품이 아닐까?" 가격이 비싼 제품을 구매할 때 한번씩 겪는 고충이다. '독'은 소비자의 고충을 겨냥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선 검수, 후 배송'이라는 쇼핑 시스템을 중국에서 최초로 도입하여 상품의 품질을 보장했다.

[사진출처=더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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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독'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판매자가 '독'으로 해당 제품을 배송한다. 배송받은 제품을 감별사가 진위 여부를 판별해 정품임이 확인되면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일련의 감정 공정을 거쳐야만 상품을 구매자에게 보낼 수 있다. 검정이 통과되지 않으면 판매자에게 반송된다.

이렇듯 '독'은 전문 감별사들을 모아 감정 서비스의 선구자로서 대규모 감정 서비스를 운영하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물건을 득템하다" 득물?

2020년 '독'은 "물건을 득템하다"라는 의미인 '더우(득물)'로 기업명을 변경했다. 정보 앱에서 트렌디한 온라인 쇼핑 커뮤니티로 포지셔닝 변화를 이룬 것이다. 기존의 운동화 리셀 범위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의류를 매매하고 커뮤니티로 트렌드를 소통하는 일종의 '놀이공간'이 된 것이다.

 [사진출처=더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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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분기 더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MZ 세대 3명 중 1명은 더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인터넷 쇼핑의 주력인 90년 대생과 00년 대생의 비중은 8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소비뿐만 아니라 구매 후기 등 커뮤니티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더우에 모인 MZ 세대들은 패션과 트렌드 문화를 이끌고 소통하며 중국 리셀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더우의 '넥스트 스텝'

더우는 '넥스트 스텝'을 급하게 밟고 있다. 수익 모델의 대부분은 감별 플랫폼에만 의존해 있는데, 이는 향후 리셀 산업의 경쟁 심화 혹은 성장 부진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사진출처=텅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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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가 추진하고 있는 '넥스트 스텝'은 '트렌드 선구자'전략이다. 브랜드들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더우에서 독점 출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트렌드에 민감한 중국 MZ 세대들은 더우를 통해 신제품 소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COACH, 카시오, 캘빈 클라인 등 다수의 브랜드가 더우에서 신제품을 독점 출시했다. 엑소 레이, 주걸륜 등 스타들도 메인 모델로 섭외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출처=더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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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브랜드는 더우와 단독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패션 브랜드 휠라 퓨전과 더우의 공동 브랜드 신발 선물 상자를 단독 출시했는데, 출시 1초 만에 완판되었다.

중신증권(中信证券)에 따르면 중국 트렌드 소비 시장은 약 1000억 위안(약 18조9천억 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 패션 트렌드는 중국 젊은 층들이 가장 주목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이며, 패션 소비라는 측면에서 미래 성장의 여지가 크다.

차이나랩 배세형 연구원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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