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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측 “대화하자 문자” 안측 “본 적 없다”…단일화 진실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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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 전화 부탁드립니다.”

“진정성을 믿어주시기 바라며 (…)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화 부탁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집중 유세를 마치고 죽도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집중 유세를 마치고 죽도시장을 방문해 한 어린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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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지난 24일과 25일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중 일부다. 윤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공개한 27일, 윤 후보 측은 이런 내용이 담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협상 경과’ 자료를 배포했다. 안 후보는 “지금도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오고, 쌓인 문자가 3만 개가 넘는데 어떻게 보나”라고 반박했다. 협상 과정을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윤 캠프에 따르면 양측 책임자들이 인지한 협상 개시일은 윤 후보가 최진석 국민의당 선대위원장과 통화한 지난 7일이었다. 최 위원장이 “안 후보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멈춤’ 상태가 됐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인 단일화 레이스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후 협상은 장제원 의원(윤 후보)과 이태규 선대본부장(안 후보)이 핵심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은 11일·18일·26일·27일 네 차례 만났고, 수시로 전화통화도 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만남에서 협상 관련 최종안에 합의했다는 게 윤 캠프 측 주장이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를 선언한 뒤 두 후보가 인수위를 공동 운영하고, 공동 정부를 꾸리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오후 9시에 이 본부장이 “안 후보가 완주를 철회할 명분을 달라”고 요청했고, 장 의원은 “윤 후보가 안 후보 자택을 방문해 정중히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27일 자정 이후 오전 4시까지 비공개 협상에서 “윤 후보가 공개적으로 안 후보와의 회동을 요청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추가 피드백 없이 오전 9시 이 본부장이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는 것이 윤 캠프 측 주장이다.

안철수

안철수

안 후보 측 설명은 다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이미 결렬 선언을 했는데, 후보 간 대화가 되려면 먼저 윤 후보 측의 불찰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합의문이라는 것도 그쪽에서 정당·인수위·행정부로 나눠 협업하자는 내용을 브리핑 형태로 한 것으로, 후보에게 전달했더니 ‘신뢰를 확보하기엔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로 후보별 셈법도 분주하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빠진 것은 단일화를 원하는 지지층 일부의 이탈 때문”이라며 “어정쩡한 단일화보다 그간 우리의 노력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 낫다. 지지율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일각에선 마치 윤 후보가 고압적 자세여서 단일화 협상이 안 된다는 식의 지적이 있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에선 “단일화가 무산되더라도 이런 식보단 더 섬세한 출구전략이 필요했다. 진실 공방 양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불리한 형국”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윤 후보가 ‘단일화 결렬 책임은 안철수에 있다’는 선언을 하려고 쇼를 하고 있다”(김영진 총무본부장)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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