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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용 그릇 5만개, 세척 뒤 되돌려준다고? 청주시 파격 실험

중앙일보

입력

자원순환센터에 쌓인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자원순환센터에 쌓인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공공세척센터 연말 건립…수거·세척·살균 서비스 

하루 5만 개씩 배달용 그릇을 대신 설거지 해주는 공공시설이 들어선다.

다회용기를 쓰는 외식업체에서 그릇을 수거·세척한 뒤 가게에 되돌려 주는 배달용기 순환 사용 시스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격히 늘어난 일회용 배달용기 사용을 줄이고, 날로 증가하는 폐플라스틱 처리 비용을 줄여보려는 시책이다.

26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청원구 내덕동 일원에 ‘다회용기 공공세척센터’를 짓는다. 지자체가 세척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청주시는 올해 12월까지 46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세척시설을 갖추고, 다회용기 25만개 제작, 회수기 500개 구축, 반납 시스템 앱 개발을 진행한다.

이 센터는 식당과 커피숍 등에서 사용하는 컵과 그릇, 배달용기 등을 회수해 세척 후 다시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식사를 마친 주민들이 빈용기를 아파트 수거함에 놓으면 수거 업체가 세척센터로 가져간다. 센터에서 세척, 살균·소독을 마친 그릇은 배송업체가 수량에 맞춰 가게로 다시 가져간다. 그릇 한 개에 세척 비용은 200원 이하로 책정할 예정이다.

청주시청 이미지. [사진 청주시]

청주시청 이미지. [사진 청주시]

세척비 200원, 플라스틱 연 2000t 감소 효과 

임정희 청주시 자원재활용팀장은 “일회용기 한 개 가격이 400원~500원인 것을 고려해 세척센터에 맡기는 비용을 200원 정도로 할 예정”이라며 “업주들이 다회용기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세척·수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척센터가 이런 역할을 해주면 일회용기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폐플라스틱은 연간 4599t으로 추정된다. 이 중 70%는 재활용되지만, 나머지는 소각 처리되는 실정이다. 폐플라스틱 처리비용은 1t당 25만 원 정도다. 공공세척센터가 건립되면 5개 라인에 하루 5만 개의 다회용기를 세척할 수 있다.

임 팀장은 “내년에 하루 세척 용량을 7만 개로 늘릴 경우 연간 2000t의 플라스틱 감소 효과가 있다”며 “위생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도가 높은 위탁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주시는 시민 3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공공세척 센터 건립을 포함한 시민 인식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다회용기 사용에 대해 ‘긍정(47.2%)’ 의견이 ‘부정(24.5%)’ 의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다회용기사용 시우려사항은 위생문제(74.5%), 반납 등 불편함(38.6%), 다회용기에 대한 불신(27.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수거 방식은 거주지 100m 인근 회수함에 놓는 것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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