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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맞불'에 출구 못 찾는 택배 파업...경찰 수사는 '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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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주도하는 택배 파업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격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12일째 이어온 택배노조는 21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CJ대한통운은 본사를 점거한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의 방역수칙 위반을 다수 확인해 당국에 신고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본사 불법 점거를 주도한 조합원을 압축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택배노조 “마지막 대화 기회 준다”

택배노조는 이날 노동자대회를 통해 세력 과시에 나섰다. 전국에서 모인 택배노조 조합원은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택배노조는 이날 대회에서 본사 점거 농성 일부를 풀겠다고 밝혔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오늘부로 3층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하겠다”며 “노조는 다시 한번 대화를 촉구한다.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본사 로비 점거 농성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농성 일부 해제와 별도로 진 위원장은 이날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농성을 해제하는 한편,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농성을 해제하는 한편,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와의 대화 자체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이 대리점과 계약한 만큼 본사가 나설 경우 현행법 위반이란 것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본사가 노조와 대화에 나서면 하도급법 위반으로 불법이 된다”며 “기사들이 계약을 맺은 대리점을 건너뛰는 건 계약에 반한 과도한 경영간섭으로 노조는 본사가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현행법을 어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택배노조의 방역수칙 위반 사항을 당국에 신고했다. CJ대한통운은 입장문을 통해 “본사 1층과 3층을 불법점거 하고 있는 노조원과 상경투쟁 참여 노조원들의 방역수칙 위반 행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불법점거 현장에서는 식사, 흡연뿐만 아니라 윷놀이, 노래자랑, 음주, 영화시청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다수 목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노조원에 대한 인도적 조치 차원에서 보건당국이 입회한 자가진단검사 및 집단생활에 대한 강력한 행정지도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슬기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대표가 21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와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슬기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대표가 21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와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물류협회는 “(파업은) 방법적으로도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택배산업의 위기를 가속할 것”이라며 “택배노조의 행위로 국민의 불신과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 택배산업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택배노조는 파업 규모를 더욱 확대해 택배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국민의 택배를 볼모로 자신들의 명분 없는 주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며 “택배노조의 이런 국민경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비노조원 택배기사가 주축이 된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 연합도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비노조 연합은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가 해야 하는 건 총파업도 대화도 아닌 진심 어린 사과”라며 “쿠팡과 같은 유통회사들이 택배시장을 예의 주시하며 사업 확장을 노리는 시점에 (택배노조가) 연대파업까지 주도해 택배기사들의 밥그릇을 깨부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노조 위원장 1차 출석 요구”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와 관련한 경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일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당일 사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현재까지 25명을 특정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지난 15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등 8명에 대해 1차 출석 요구했다.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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