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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10대 때부터 사회복지 관심…AI 정책 추천 서비스로 학생 창업했죠

중앙일보

입력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부쩍 정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흔히 말하는 정책이란 정부 또는 각종 단체에서 취하는 방향 또는 행동방침을 뜻해요. 국가의 정책은 국책이라고도 하죠. 정치 과정에서 공공문제를 해결하고 공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드는 정책은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지자체 등에서 내놓은 정책을 합치면 약 10만 건에 달하죠. 정부 부처와 지자체, 여러 공공기관에서 정책을 발표하다 보니 그 채널 또한 여러 갈래로 나뉘어 어떤 정책이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아요.
김유리안나 웰로 대표(CEO)는 그 부분에 주목했죠. 대학생 시절 서울시 꿈나무(아동급식) 카드 효율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그는 정책과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이는 정책 추천 서비스 웰로의 탄생으로 이어졌죠. 이예음·장재인 학생기자가 김 대표를 만나 청년 창업과 데이터 비즈니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정책 추천 서비스 스타트업 ‘웰로'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유리안나 대표를 인터뷰하며 청년 창업부터 데이터 비즈니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왼쪽부터 장재인·이예음 학생기자, 김 대표(뒤), 김나연 마케터.

정책 추천 서비스 스타트업 ‘웰로'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유리안나 대표를 인터뷰하며 청년 창업부터 데이터 비즈니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왼쪽부터 장재인·이예음 학생기자, 김 대표(뒤), 김나연 마케터.

웰로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을 맞이한 신지현 CSO가 먼저 정책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던졌어요. 재인 학생기자는 “많은 이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예음 학생기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법과 규제 등에 관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죠. 신 CSO는 복지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범죄를 저지른 22세 청년의 사례와 정부가 한 해 민간 위탁사업에 쓰는 14조원 중 홍보비로 평균 6~15%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전하며 각각의 정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죠.
이어 김나연 마케터가 소중 독자들을 위해 전국에 시행 중인 청소년 정책이 몇 개나 되는지 찾아줬어요. 9만3176건 중에서 ‘청소년’ 키워드가 붙은 정책 수는 3163건, 청소년 정책을 내놓은 기관은 317곳이었죠. 전국 주요 시·도별로는 전국 공통이 128건, 서울 275건, 부산 189건, 대구 159건, 인천 123건, 광주 78건, 대전 75건, 울산 72건, 세종 14건 등이며 경기도가 456건으로 가장 많았어요. 학생기자단은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 정책 수에 깜짝 놀랐죠. “교복 구입비 지원이랑 고등학교 무상급식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예음) “청소년증은 만들었는데, 서점이나 영화관·박물관 같은 문화시설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건 몰랐어요.”(재인)

전국 청소년 관련 정책 수

전국 청소년 관련 정책 수

김 대표는 “저도 여러분 나이대엔 엄마가 뭔가 받아오면 그런가 보다 했거든요. 대학을 다니며 참여한 서울시 꿈나무 카드 효율화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모아 이 정책 하나를 수정하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 그리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생각보다 많은 걸 알아내고 추가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이런 정책이 전국에 9만, 10만 건이나 있다 보니 내게 맞는 정책이 뭔지 찾기 힘들잖아요. 그럼 각 정책 대상자에게 바로 안내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알게 되면 좋다 어떻다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관련 데이터를 계속 수집하면 향후 정책 개선으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며 웰로를 만든 계기를 설명했죠.
현재 웰로는 46개 부처(712개 부서), 지방자치단체 593기관(2128개 부서)의 데이터를 매일 약 10만 건 취합해 관리하고 있어요. 예음 학생기자가 매일 이뤄지는 데이터 처리 방식을 궁금해했죠. 김 대표는 “3단계에 걸쳐 데이터를 처리한다”고 말했어요. 먼저 스크래핑·API 등을 통해 해당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가져오고, 여기서 빠진 정보는 수기로 입력해 수집합니다. 이 데이터를 알맞게 전처리(원자료를 목적에 맞게 가공)한 뒤 웰로 사용자에게 서비스하는 거죠.

웰로는 자신이 입력한 프로필 내용에 맞춰 금융·교육·문화·주거·일 등 분야별로 추천 정책을 매칭해 알려준다. 웰로 홈페이지 캡처.

웰로는 자신이 입력한 프로필 내용에 맞춰 금융·교육·문화·주거·일 등 분야별로 추천 정책을 매칭해 알려준다. 웰로 홈페이지 캡처.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인데 IT 관련 전공을 하진 않으셨어요. 공부와 창업을 병행하느라 힘들진 않았나요?” 재인 학생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지금도 어려운 점이 있다”며 미소 지었죠. “IT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꼭 관련 전공을 배워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한 그는 “중요한 건 어떤 문제를 해결할까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학만 가면 편해진다고들 하잖아요. 실제로 초반에는 즐겼죠. 그러다 점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10대 때부터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간의 생애를 체계적으로 배워보고자 재수를 해서 아동가족학과가 있는 경희대에 입학했고, 경영학을 함께 전공했죠. 아동급식 정책인 꿈나무 카드에 관심을 가진 것도 그래서예요. 그런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을 창업했죠. 필요한 부분은 그 분야 전문가와 협업하면 되고, 이를 통해 조직을 키워나갈 수도 있죠.”

김유리안나 대표(왼쪽에서 둘째)가 대학 시절 참여한 서울시 꿈나무카드 프로젝트 수행 후 서울시장상 표창을 받은 모습.

김유리안나 대표(왼쪽에서 둘째)가 대학 시절 참여한 서울시 꿈나무카드 프로젝트 수행 후 서울시장상 표창을 받은 모습.

웰로는 현재 데이터·개발을 다루는 팀과 마케팅·CS팀이 함께해요. 프로덕트&피플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고 덧붙인 김 대표는 10대 독자들을 위해 시간 관리 팁을 귀띔했죠.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그러면 다음 날 힘들더라고요. 대신 일찍 일어나서 오전 시간을 활용했죠. 밤에는 음악을 들으며 30분 정도 산책하는 식으로 여유 시간도 가졌어요. 매일 조금씩 쉬는 것도 리프레시 방법이죠. 대학 때도 주중에 공부하면 주말에는 쉬었어요. 지금도 틈틈이 운동하고 있습니다.”
예음 학생기자가 “경영학을 배운 건 창업에 도움이 되었는지” 묻자 김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죠. “아무래도 기업의 생존·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학문을 사례를 기반으로 해서 배우니까요. 재무관리·회계·인사관리…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결국 돈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죠. 네이버·토스처럼 IT 관련 기업 사례를 분석하며 창업하면 어떨까 생각했던 것들이 다 도움이 됐어요.”

제9회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왕중왕전에 오른 김유리안나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웰로는 제품·서비스 개발 부문에서 우수상(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9회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왕중왕전에 오른 김유리안나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웰로는 제품·서비스 개발 부문에서 우수상(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정책을 다뤄서인지 웰로는 공공성이 강한 기업으로 느껴집니다. 사용자가 직접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소비자를 통한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큰 흐름에서 정책을 홍보하고 싶은 기관이나 기업을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는 설명이죠. “지난해 12월에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긴 했지만 아직 사회적기업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 그는 “장기적인 문제기도 하고, 내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죠.
“웰로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소년중앙 독자인 어린이·청소년도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재인 학생기자가 이어 질문했죠. “아무래도 요즘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 구인과 창업을 하려는 청년 등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한 분들입니다. 최근에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셔서 이런 분들 쪽으로 마케팅하고 있죠. 아까 봤듯 청소년 대상 정책도 많아요. 다만 현재 웰로는 청소년이 직접 찾아보기보다 자녀에 대한 혜택을 중요시하는 보호자가 찾아보기 쉽게 필터링돼 가정 단위로 신청하는 경우가 많죠.”

웰로는 자신이 입력한 프로필 내용에 맞춰 금융·교육·문화·주거·일 등 분야별로 추천 정책을 매칭해 알려준다. 웰로 홈페이지 캡처.

웰로는 자신이 입력한 프로필 내용에 맞춰 금융·교육·문화·주거·일 등 분야별로 추천 정책을 매칭해 알려준다. 웰로 홈페이지 캡처.

이를테면 삶의 질 향상과 문화 격차 완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문화누리카드 사업이 있어요. 6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대상이고, 1인당 연 10만원이 지원돼 4인 가정에서 신청한다면 총 40만원을 문화‧여행‧스포츠관람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웰로 가입은 왜 카카오톡만 사용하냐는 지적에 김 대표는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처음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앱은 설치가 귀찮다는 단점이 있어서 앱 형식을 띤 웹사이트로 만들었죠. 카카오톡 역시 사용자가 많아 이용이 편리하죠. 14세 미만 청소년도 카카오톡이 있으면 법정 보호자 인증을 받아 가입할 수 있어요. 앞으로 네이버·구글 등 계정 사용 범위를 늘릴 겁니다. 나중에는 앱을 만들 계획도 있기는 해요.”

웰로가 추천하는 청소년 정책

웰로가 추천하는 청소년 정책

예음 학생기자가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묻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어요. “사람들이 몰라서 놓치는 일 없도록 개인 대상으로 한 정책 추천 서비스를 만들었죠. 현재 누적 30만 명 정도가 사용하세요. 기업 역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정책 지원이 필요해요. 올해에는 기업 대상 정책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입니다. 또 정책을 내놓은 분들 역시 이게 잘되는지 어떤지 국민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해요. 웰로에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정책에 기초가 될 수 있는 자료를 만들고, 개선점을 담아 피드백해 국민이 더 원하는 정책 서포트 역할까지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인 학생기자가 청년 창업을 꿈꾸는 소중 독자들을 위한 조언을 청했어요.

김유리안나(맨 왼쪽) 대표를 비롯한 웰로 운영진을 인터뷰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김유리안나(맨 왼쪽) 대표를 비롯한 웰로 운영진을 인터뷰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저는 10대 때부터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고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어요. 사회복지사는 1대 1로 만나는 일이라 범위가 좀 좁게 느껴졌고, 그럼 기업에 들어가야 할까도 생각했죠.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과 학과를 선택했고, 공부도 하고 프로젝트 경험도 하면서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마주했어요. 그 문제는 학교 밖에 있을 수도 있기에 지금 소년중앙 학생기자단 여러분처럼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겪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다 보면 길이 열릴 거예요. 먼저 창업하지 않고도 해결하는 방법을 실험해보고 이 과정에서 학습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긍정적인 사회적 임팩트를 발생시키는 겁니다. 유튜브 같은 데 보면 고교생 나이로 창업한 분들도 있어요. 나이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어요. 본질적으로 생각했을 때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뭘까 찾아보세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평소 AI도 정책에도 크게 관심이 없어서 요번 취재는 고민이 많았어요. 김유리안나 웰로 대표님을 인터뷰하기 위한 질문도 어렵게 생각하다 AI와 정책뿐 아니라 창업에 관한 질문이나 개인적인 질문 등을 넣었죠. 웰로는 우리나라 정책을 알려주는 서비스예요. 정책에 대해 궁금하고 정책을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고 나서는 AI와 정책이라는 게 그리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죠. 또 우리나라 정책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른이 되면 알아야 할 정책들이 더 많아질 텐데, 학생에 대한 정책도 꽤 많아서 지금 알아두면 생활하기 더 편할 것 같기 때문이죠. 소년중앙 친구들도 정책에 관심을 갖고 웰로를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예음(서울 언남중 1) 학생기자

웰로 취재를 통해 스타트업의 대표님과 운영진을 만나,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고 일을 진행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책 정보를 접근성 있게 전달하겠다, 라는 공공이익을 위한 일을 하는 회사라 하여 호감이 갔었는데요. 대표님께서 웰로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부터 존경스럽더라고요. 멋있는 인생 선배님을 만난 것 같았습니다. 함께 인터뷰를 진행해 주신 분들 역시 마찬가지셨고요. 또, 제가 살아가는 이 나라에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존재하지만, 정작 국민인 저희는 그것의 반의 반의 반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앞으로는 저도 웰로를 잘 이용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다 받고, 고칠 점은 정부에 알리고 싶습니다.
-장재인(경기도 보평중 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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