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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매향·설향·킹스베리…맛도 특징도 다 다른 딸기 어떻게 태어났을까

중앙일보

입력

'딸기 독립' 설향 '딸기 왕' 킹스베리 탄생까지 9년…노력의 결과는 상큼달콤하네요  
탐스러운 붉은색에 상큼한 향기를 가진 딸기. 그냥 먹어도 맛있고, 디저트에 올려 먹으면 특유의 화려한 색감 때문에 눈까지 즐겁죠. 딸기는 귤과 더불어 겨울에 특히 사랑받는 과일인데요. 딸기에 울고 웃는 전문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내 유일의 딸기 전문 연구소를 찾아 딸기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봤습니다.

하윤·김해승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왼쪽부터)이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를 찾아 딸기 품종 개발에 대해 알아봤다.

하윤·김해승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왼쪽부터)이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를 찾아 딸기 품종 개발에 대해 알아봤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딸기의 제철은 언제인가요? 대부분의 농작물은 토양의 양분과 적정량의 물을 먹으며 따스한 햇빛 아래 광합성을 하며 자랍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본격적으로 딸기를 만나는 시기는 엄동설한의 겨울이죠. 딸기는 추위에 강한 작물인 걸까요? 자세히 살펴보면 딸기의 맛과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딸기는 달콤하고 무른데, 또 어떤 딸기는 단단하고 신맛이 나죠. 엄지손가락만 한 딸기도 있지만 어린아이의 주먹만 한 딸기도 있고요. 또 딸기 하면 주로 붉은색을 떠올리지만 요즘에는 핑크색 딸기도 만날 수 있어요.

생각하면 할수록 궁금해지는 딸기의 비밀을 풀기 위해 김해승·하윤 학생기자와 최지원 학생모델이 충남 논산시 부적면에 있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를 찾아갔습니다. 여러 종류의 실험이 이뤄지는 핵심 시설인 비닐하우스를 지나 연구소 2층 회의실에 들어서자 김현숙 육종팀장이 노란 바구니에 담긴 각양각색 딸기와 함께 인사를 건넸습니다. 상큼하고 향긋한 딸기향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죠.

김현숙 딸기연구소 육종팀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새로운 딸기 품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했다.

김현숙 딸기연구소 육종팀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새로운 딸기 품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했다.

겨울 딸기와 봄 딸기의 차이는

"딸기연구소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이곳은 언제 설립됐으며, 어떤 일을 하나요?" 지원 학생모델이 물었어요. "딸기연구소는 1994년 출범한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소속 연구기관이에요. 여러 업무 중 대표적인 건 딸기 품종 개량 및 우량 종묘 생산 및 보급, 품질 향상을 위한 재배 기술 개선 연구 등이죠. 쉽게 설명하자면 맛과 생산성이 좋은 딸기 품종을 개발하는 것으로 육종이라고 해요. 연구소가 개발한 품종은 효율적으로 잘 재배할 수 있는 방법 및 기술과 함께 딸기 농가에 공유합니다. 또 딸기도 사람처럼 병에 걸리기 때문에 미생물과 천적 등을 이용해 딸기를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법도 연구하죠."(김)

딸기 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딸기가 어떤 특성을 가진 작물인지 알아야 해요. 딸기는 장미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열매채소인데요. 농가에선 딸기 씨앗이 아닌 영양분 흡수에 필요한 뿌리·잎·줄기(영양번식체)를 갖춘 모종을 땅에 심는 방법으로 재배합니다. 이를 영양번식이라 해요. 감자·고구마도 이런 방식으로 재배하죠. 특히 연구소에서는 맛과 향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만드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우수한 성질을 가진 표본을 선발해 서로 교배시켜요. 딸기도 엄마에 해당하는 모본과 아빠에 해당하는 부본이 있거든요.

 딸기는 10개월에 걸쳐 재배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딸기 농가와 품종 연구원은 1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낸다.

딸기는 10개월에 걸쳐 재배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딸기 농가와 품종 연구원은 1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낸다.

어린아이 주먹만큼 커다란 크기로 유명한 '킹스베리'를 예로 들어볼까요. 식물은 수술에서 나온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수분되면서 씨가 발아 및 수정되고 과실이 열려 씨가 여물죠. 킹스베리의 특징은 과육이 크면서도 풍부한 과즙과 높은 당도를 지녔다는 건데요. 이런 딸기를 만들려면 일단 커다란 과육을 가진 딸기의 암술머리에 향과 맛이 좋은 딸기의 수술에서 나온 꽃가루를 발라줘야 해요. 그러면 수정이 이뤄지면서 딸기 씨앗이 생겨나죠. 보통 수정 후 약 650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아는 빨간색 딸기 열매가 열립니다.

새로운 딸기 품종을 개발할 때는 육종 목표가 있어요. 예를 들어 2018년 개발된 하이베리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품종인데요. 비행기를 타고 오랜 시간 가야 하기 때문에 과육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아야 했어요. 그러한 특성을 가진 모본과 부본을 교배시켜 열매를 만든 뒤, 딸기 표면에서 핀셋으로 하나하나 뽑아낸 씨앗을 뿌려 재배해서 가장 우수한 형질을 가진 1개의 식물체를 선발합니다. 이걸 앞서 설명한 영양번식으로 10줄의 자모(딸묘)로 증식시켜 비닐하우스에 심은 뒤, 육종 목표에 부합하는 딸기가 생산되는지 보는 거죠.

"딸기연구소가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제인가요?" 해승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솔직히 1년 내내 바빠요(웃음). 딸기는 10개월에 걸쳐 재배하는 작물이거든요. 저의 1년 치 업무를 설명드리자면 일단 9월에는 육종 목표에 부합하는 딸기 모종을 비닐하우스에 심어요. 그러면 10월에 모종에서 꽃이 피고, 벌을 통해 수술에서 나온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수정해 줍니다. 그러면 11월 말부터 과일이 열려요. 이때부터 과일의 형태를 관찰하고 맛을 보면서 육종 목표에 적합하게 자랐는지 선별하죠. 딸기는 과일이 열리는 방식이 좀 특이한데요. 한 꽃대에서 과일이 자라서 다 익으면 그다음 꽃대에서 과일이 또 자라는 방식이에요. 이 기간이 두 달 넘게 걸리는데, 딸기 식물체 하나에는 4개의 꽃대가 있죠. 즉, 11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약 8개월 동안 딸기를 재배해서 과일을 수확하고, 이를 계속 맛을 보고 평가한다고 보면 돼요. 딸기를 수확하는 시기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이죠."(김) 향긋하고 달콤한 딸기를 계속 먹는 직업이라니 상상만 해도 행복할 것 같은데요. 품종 육성자(연구원)는 개발부터 선발까지 한 품종의 딸기를 적어도 50번 이상 먹어봐야 해요. 그리고 한 번에 여러 종류의 품종을 육성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비닐하우스를 돌아다니며 하루에도 수십 개의 딸기를 먹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딸기연구소 옆에 있는 여러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그간 개발해 시판된 14종의 딸기는 물론 품종 개발 중인 딸기들을 살펴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딸기연구소 옆에 있는 여러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그간 개발해 시판된 14종의 딸기는 물론 품종 개발 중인 딸기들을 살펴봤다.

"딸기는 봄이 제철인 과일인데 오히려 겨울에 맛과 영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게 사실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하윤) "이건 아까 이야기한 연중 딸기 재배 과정과도 관련이 있어요. 딸기는 수정이 이뤄진 다음 적정 온도에서 650시간 정도가 지나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돼요. 딸기가 잘 자라려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햇볕과 충분한 물, 적정량의 이산화탄소(CO2)와 양분이 있어야 해요. 또 딸기는 18~23도 정도의 서늘한 온도를 좋아하는 작물인데요. 자라는 환경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딸기 과실이 충분히 커질 시간이 없어 표면 색깔이 빨갛게 되고, 단맛이나 신맛이 덜해지고, 향도 옅어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추운 겨울에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서히 익을 수 있죠. 그래서 겨울에 먹는 딸기가 과일이 좀 더 단단하고 맛도 달콤하고 향도 진해요. 하지만 봄에 생산되는 딸기도 햇볕이 강한 환경에서 천천히 익도록 조절하면 맛있어요."(김)

마트나 시장에서 사 온 딸기를 잘 보관하면 오랫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먹고 남은 딸기는 꼭지를 따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그릇에 옮긴 뒤 비닐로 밀폐해서 냉장 보관을 하거나 서늘한 장소에 놓는 게 좋아요. 그러면 식탁 위에 올려뒀을 때보다 3~4일 정도 더 싱싱한 상태로 먹을 수 있죠. 또 꼭지를 칼로 제거하면 과육도 함께 잘려나가기 때문에 꼭지만 손으로 따서 먹으면 딸기에 있는 비타민을 더 잘 섭취할 수 있어요.

비닐하우스 내 딸기 식물체 옆에 있는 막대는 딸기 연구원들이 해당 딸기의 맛과 형태를 평가했다는 표식이다.

비닐하우스 내 딸기 식물체 옆에 있는 막대는 딸기 연구원들이 해당 딸기의 맛과 형태를 평가했다는 표식이다.

한 알의 딸기가 세상에 데뷔하기까지  

소중 학생기자단은 연구소 옆 비닐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딸기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딸기들을 직접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문을 열자 따뜻한 공기와 싱그러운 딸기향이 반겼죠. 하우스 안에는 벌통을 중심으로 벌들이 날아다니며 열심히 딸기 꽃가루를 수정 중이었어요. 벌들의 '윙윙' 소리를 뒤로하고 하우스 안쪽으로 들어서니 한창 열매를 살찌우고 있는 딸기들이 끝도 없이 보였습니다. "우와, 이렇게 많은 딸기는 처음 봐요!" 소중 학생기자단의 눈이 한껏 커졌죠.

딸기 옆에는 품종명이 적힌 팻말이 꽂혀 있습니다. 그간 연구소에서 개발한 매향·설향·숙향·킹스베리도 보이네요. 그중 알파벳과 숫자로만 표기된 팻말은 아직 품종 개발 중인 딸기예요. 아이돌로 치면 데뷔하기 전 연습생으로서 가능성을 보는 중이죠. "알파벳과 숫자는 어떤 모본과 부본을 언제 교배했는지를 나타내요."(김)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딸기 식물체 옆에 꽂힌 여러 개의 막대인데요. 품종 연구원들이 맛과 형태를 살펴봤다는 표시예요. 좋은 평가를 받은 딸기는 그 옆에 여러 개의 막대가 꽂히는데, 이는 품종 선별 과정에서 중요한 심사 기준 중 하나가 되죠.

이렇게 육종 목표에 맞게 모본과 부본을 교배해서 새로운 품종에 대한 특성을 1년 단위로 살피고 또 살펴서 최종적으로 신품종을 내놓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적게는 5년, 길게는 9년 정도가 걸려요. 킹스베리의 경우 9년이란 세월을 기다려 세상에 나왔죠. "맛과 향, 크기와 과육의 단단한 정도만큼이나 중요한 게 생산성이에요. 아무리 맛있어도 대량 생산이 어렵다면 딸기 농가에서 재배할 수 없으니까요. 이런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새로운 품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랍니다."(김)

딸기연구소 비닐하우스 내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개발 단계로, 품종 출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딸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딸기연구소 비닐하우스 내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개발 단계로, 품종 출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딸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맛과 향부터 형태와 생산성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딸기는 직무육성품종 심의회를 열어 품종으로 출원해도 될지 여부를 심사하는데요. 이때 알파벳과 숫자가 아닌 정식 이름이 채택돼요. 보통 품종 육성자가 선발 과정에서 해당 품종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반영한 이름을 3개 정도 제안합니다. "킹스베리의 경우 3개의 후보가 있었어요. 햇볕을 보고 잘 큰다고 해서 써니베리, 커다란 크기 때문에 점보베리, 크고 맛있는 왕딸기라는 뜻의 킹스베리였죠. 심의회에서 위원들이 킹스베리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결정해서 이름이 확정된 경우에요."(김)

이렇게 이름까지 붙여졌어도 끝난 게 아닙니다. 품종 보호를 위해 국립종자원에 출원을 해야 하죠. 출원을 하면 국립종자원에서 2년 동안 해당 품종을 재배해 보고 다른 품종과 구분되는 새로운 특성이 있는지를 살펴봐요. 여기서 통과가 되면 정식으로 새로운 품종이 돼 딸기 농가에 보급됩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신품종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팀장의 설명을 듣고 있던 하윤 학생기자가 질문했어요. "감자칩을 예로 들어볼까요. 똑같이 감자를 얇게 썰어 튀긴 과자이지만 여러 회사에서 각기 다른 맛과 모양을 가진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죠. 왜냐면 소비자마다 선호하는 맛과 형태가 다르고, 또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 딸기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은 달콤하고 무른 딸기를 좋아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시고 단단한 쪽을 선호해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크기도 바뀝니다. 예전에 비해 요즘 딸기는 점차 크기가 커지고 있어요. 킹스베리가 대표적인 예죠."(김)

딸기가 쓰이는 용도가 다양한 것도 품종이 다양해지는 이유죠. 예를 들어 케이크나 각종 디저트에 올라가는 딸기는 형태가 예쁘고 육질이 단단해서 잘 변하지 않는 품종인 경우가 많아요.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신품종을 개발하기도 해요. 요즘 지구온난화 때문에 우리나라도 평균 기온이 상승 중이거든요. 그런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품종을 만들어야 하죠.

다양한 크기와 맛, 향을 지닌 딸기를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딸기는 다양한 용도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진화 중이다.

다양한 크기와 맛, 향을 지닌 딸기를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딸기는 다양한 용도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진화 중이다.

일본 품종 몰아낸 설향, 국내 시장 80% 차지

딸기연구소에서는 개원 이래 총 14종의 품종을 세상에 내놨어요. 가장 먼저 개발한 건 매향인데요. 여기에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답니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재배되던 딸기 품종의 고향은 대부분 일본이었어요. 딸기를 재배하는 양이 늘어날수록 일본에 지불해야 했던 로열티(royalty)의 액수도 늘어났죠. 딸기 농가의 이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요. 정부에서는 딸기 농가를 보호하고, 시장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추진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2002년 탄생한 게 바로 '매향'이죠. 맛과 향이 좋은 매향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효자 수출품목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품종은 뭘까요?" "설향이요! 들어본 적 있어요." 김 팀장의 질문에 하윤 학생기자가 자신 있게 답했어요. "네, 맞아요. 9년에 걸쳐 개발해 2005년부터 생산한 설향이에요. 설향은 기존 품종에 비해 크기가 크고, 향긋하고 청량한 맛이 특징이에요. 또 흰가루병 등 각종 병충해에도 강하죠. 국내 딸기 농가의 약 80~90%가 설향을 재배하며,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딸기 10개 중 8개가 설향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무른 편이기 때문에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수출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아요." 국산 품종이 활약한 결과 2005년 90.7%에 달했던 일본 품종의 국내 재배면적은 2021년에는 4%에 불과할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해요. 일본으로부터 딸기 독립을 이룬 품종이 바로 딸기연구소의 작품이었다니 놀랍네요.

이외에 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품종은 만향(2003), 금향(2005), 숙향(2012), 써니베리(2017), 두리향(2017), 하이베리(2018), 비타베리(2019) 등이 있으며 맛과 향이 우수하고 크기가 큰 선샤인, 과육이 단단하고 생산성이 좋은 레드스타, 크기가 크고 당도와 향이 우수한 은향 등 총 3품종을 육성 중이에요. 품종 데뷔를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인 이들은 기준에 충족할 경우 2023년에 품종으로 등록될 예정이에요.

 딸기연구소에서의 새로운 품종 개발은 육종 목표에 부합하는 성질을 가진 모본과 부본을 서로 교배시켜 이뤄진다.

딸기연구소에서의 새로운 품종 개발은 육종 목표에 부합하는 성질을 가진 모본과 부본을 서로 교배시켜 이뤄진다.

"얼마 전 마트에서 한라봉과 귤을 접목해서 만든 레드향이라는 과일을 봤어요. 딸기도 이렇게 새로운 형태의 품종을 만들 수 있나요?"(해승) "한라봉과 귤은 같은 과에 속하는 친척이죠. 그런데 딸기는 이들처럼 친척이 없어요. 그래서 다른 과일과 접목해서 품종을 개발하지는 않아요."(김)

"마트 과일 코너에 가면 매화나 설향 등 품종명이 붙은 딸기가 그렇지 않은 딸기 보다 비싸더라고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원 학생모델이 말했어요.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딸기에 품종이나 생산지역, 생산자 등을 강조한다는 건 그만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죠. 예를 들어 신발이나 옷도 유명 브랜드에서 내놓으면 가격이 더 비싼 경우가 있잖아요. 이처럼 생산 지역과 이력을 공개한다는 건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신품종의 경우 기존에 시장에 공급되던 품종보다 희소성이 있어서 가격이 좀 더 나가는 경우도 있죠."(김)

그렇다면 다양한 딸기를 개발하는 품종 육성자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딸기 연구원은 7급 농업직렬 공무원에 속하는 농업연구사로, 농촌진흥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는 국가직과 각 도원과 기술원에서 근무하는 지방직으로 나뉩니다. 딸기만 별도로 다루는 농업연구사 직렬이 있는 건 아니고요. 연구사들은 작물 연구·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죠. 저는 원예를 전공한 원예 직렬 농업연구사입니다. 본래 농업연구사는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1990년대에 공채시험으로 전환되면서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바뀌었어요. 하지만 농업 관련 전공자면 연구 업무에 조금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겠죠."(김)

어때요. 딸기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는지는 몰랐죠.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딸기 한 알이 상에 오르기까지는 딸기 품종 연구원부터 딸기 농가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있답니다. 앞으로 마트나 시장에서 딸기를 보면 어떤 품종인지, 어디서 재배됐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여러분이 딸기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순간 해당 품종의 특성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딸기를 먹으며 누리는 재미도 하나 더 늘어나겠죠?

딸기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대부분의 딸기가 빨간색인 이유는 색소 때문?
잘 익은 딸기의 상징은 빨간색이죠. 이는 딸기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 때문이에요. 이 색소의 양에 따라 색의 진하기가 결정됩니다. 안토시아닌은 식물의 잎·줄기·뿌리· 꽃·과일 등에 있는 수용성 색소인데 세포를 노화·질병으로 이끄는 걸 막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건강에 좋아요.
딸기라테와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궁합이 좋은 이유
딸기는 디저트나 음료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죠. 특히 생크림 케이크에 슬라이스 형태로 올라가거나 우유와 함께 라테 형태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좋기 때문이라고 해요. 딸기에 있는 비타민C와 신맛을 내는 유기산이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비타민·철분·단백질 등의 흡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국내 대표 딸기 품종

매향

육성 연도: 2002년
특징: 일본 품종 위주였던 국내 딸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딸기연구소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품종이에요. 맛과 향이 우수하며 과육이 단단해 저장성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딸기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해요.

설향
육성 연도: 2005년
특징: 국내 딸기 시장의 약 80~9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딸기 품종이에요. 기존에 유통되던 품종보다 크기가 더 크고 빼어난 맛과 향을 자랑하며 생산성도 우수합니다. 일본 품종 위주였던 국내 딸기 시장을 로열티에서 해방시켜준 품종이기도 해요.

킹스베리
육성 연도: 2016년
특징: 크기가 계란보다 큰 대과종 딸기예요. 크게 키우면 100g 가까이도 성장이 가능하죠. 생산성도 우수해요. 커다란 크기 때문에 낱개로 포장돼 팔리는 경우도 많아요.

학생기자 취재 후기

딸기를 좋아해서 설향·매향·킹스베리라는 품종을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딸기연구소가 있는지는 몰랐죠. 저를 포함한 학생기자단이 딸기연구소에서 새로운 딸기 품종을 개발하시는 김현숙 팀장님에게 여러 질문을 하며 훨씬 더 많은 품종의 딸기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딸기연구소 근처에는 비닐하우스가 정말 많았는데, 그 안에 직접 들어가서 자라고 있는 딸기도 봤죠.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딸기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신기했어요. 김 팀장님이 새로운 딸기 품종을 개발하는 데 5~9년의 긴 시간이 걸린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아요. 이 말을 듣고 정말 놀랐죠. 취재 전엔 새로운 딸기 품종을 만들 수 있는지도 몰랐고, 금방 만들 수 있겠지 생각했거든요. 또 새로운 딸기 품종 하나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알게 됐죠. 이런 힘든 일을 하시는 품종 연구원 등 딸기연구소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김해승(충북 청천초 4) 학생기자

딸기 신품종 육성 및 병해충 연구를 하는 딸기연구소가 있는지 몰랐어요. 이번 취재를 통해 딸기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또 딸기에 관한 여러 가지 사실들도 알게 되어 정말 유익하고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아 너무 뿌듯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육성된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이 국내 점유율 80~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과, 수량성이 높고 병해충에 강하며 맛도 좋은 우량한 형질을 갖고 있는 딸기 모종들만 여러 검정을 거쳐서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사실이 제일 흥미로웠죠. 새 품종 하나를 육성해 시장에 내놓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9년까지 걸린다는 사실을 듣고 연구원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딸기 신품종을 육성하는 비닐하우스에 가서 연구 중인 딸기 모종들을 보니 정말 신기했는데요. 어쩌면 나중에 마트에서 다시 볼 수도, 아니면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딸기 모종을 보며 힘든 검정을 거쳐 꼭 출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우리나라 딸기에 대해 알려주고 싶습니다.

최지원(경기도 신풍초 6) 학생모델

딸기연구소에 방문하여 김현숙 팀장님과 인터뷰도 하고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개량 중인 딸기를 직접 관찰도 했습니다. 취재 전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들을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듣게 되었습니다. 생소한 명칭인 ‘딸기연구소’에서 대한민국 딸기 소비량의 약 80~90%를 차지하는 ‘설향’을 개발하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두리향· 킹스베리 등의 여러 가지 딸기 품종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잘 몰랐던 딸기 품종 연구에 대해 잘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하윤(경기도 불정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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