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육해공 미사일 시위…바이든 “우크라 공격 결정한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러시아가 전략로켓군(핵무기 운용 군대)과 항공우주군(공군과 우주군)·해군 등을 동원한 대대적인 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위력을 과시하고,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결심했다”며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관련기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전략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미사일 발사 훈련을 벌였다. 전략로켓군이 전략무기인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전략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미사일 발사 훈련을 벌였다. 전략로켓군이 전략무기인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탄도·순항 미사일 발사 훈련을 화상으로 참관했다고 크렘린궁(러 대통령궁) 공보실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러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크렘린궁의 상황실에서 전략로켓군·항공우주군과 해군의 북방·흑해 함대 등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양국은 지난 10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벌인 연합훈련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전했다.

러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서 항공우주군은 항공기 발사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킨잘을, 북방·흑대 함대는 수상함과 잠수함에서 해상·지상의 가상 목표물에 칼리브르 대함·대잠·대지 순항미사일과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고 공개했다. 지상에선 전략무기인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스칸데르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의 발사 훈련도 진행했다. 러 국방부는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미사일 발사 영상을 공개하고 “모든 미사일은 지정된 목표물에 명중했다”며 이를 ‘전략적 억지력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3만 명의 병력을 벨라루스에 보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가상의 침략군으로 상정하고 점령당한 벨라루스 영토를 되찾는 훈련을 했다. 훈련에선 핵탄두와 재래식 무기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Tu-22M3가 가상 적군을 폭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의 서북부와 접경하며 수도 키예프에서 가깝다.

해군 호위함이 지크론 순항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

해군 호위함이 지크론 순항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 훈련을 마친 일부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오히려 접경지역의 러시아군 병력이 약 19만 명으로 증강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야전병원과 혈액은행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침공이 임박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요인이다.

우주항공군의 미그-31K 전투기가 킨잘 순항미사일을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주항공군의 미그-31K 전투기가 킨잘 순항미사일을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피란민이 넘어올 것에 대비해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온돈 인근의 국경 15곳을 개방했다고 19일 전했다. 통신은 2014년부터 러시아계 분리 세력이 장악해온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 지역의 반군 지도자들은 이날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러시아로 피란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공격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과 의도를 갖고 있다”며 “푸틴이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다음 날나왔다. 바이든은 주말에도 백악관에 머물러왔으며, 20일 NSC를 소집했다.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동맹국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키예프가 점령당할 경우, 우크라이나인들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놓고 비밀회의를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