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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옵티머스 펀드 사기' 김재현, 2심에서 징역 25년→40년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 연합뉴스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현(52)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가 내린 징역 25년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법원 "평생 참회하며 살아가게 해야" 

서울고법 형사5부 (윤강열 박재영 김상철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선고 공판에서 김 대표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40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에 대해 "평생 참회하며 살아가게 해야 하고, 초대형 사기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벌금 5억원과 추징금 751억7500만원은 1심과 같았다.

김 대표의 형량이 늘어난 건 1심 재판부가 무죄로 본 펀드 기획 초기 범행이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는 김 씨가 본격적으로 펀드 기획과 운용에 관여한 시점이 2017년 8월이라고 보고, 같은 해 6월과 7월 범행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씨 역시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단순한 지시만 했고,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 등이 일을 맡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가 펀드의 기획과 설정, 운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봤다. 김 씨가 사업상 작성한 서류, 이메일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해본 결과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사 등도 형량 늘어 

함께 기소된 일당의 형량도 모두 늘었다. 2대 주주 이동열씨는 2020년 5월에야 펀드 사기 구조를 인식했다고 주장해왔고, 1심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씨가 2019년에 옵티머스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하자처리방'을 차리는 등 펀드 자금 흐름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고 봤다. 이에 1심서 선고받은 징역 8년보다 무거운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이사 윤석호 변호사에 대해서는 유무죄 판단은 바뀌지 않았지만, 형량은 징역 8년에서 징역 15년으로 늘었다.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이나 피해가 큰 점, 문서 위조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했다.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과 송상희 이사도 각각 징역 17년과 징역 8년으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옵티머스펀드 피해배상 책임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옵티머스펀드 피해배상 책임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들이 고도의 지능적인 방법으로 전문적인 수법을 창출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부를 조작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도 적극적으로 동원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과 검찰, 법원을 상대할 전략을 논의해 실행하는 등 수사 과정에 막대한 혼란을 준 점, 선량한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충격을 안긴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 등은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1조 3500억여원의 투자금을 모은 뒤, 이를 불법적으로 활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실제 투자금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단 한 건도 투자되지 않았고,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개발사업에 흘러가거나 부실채권과 상장사 인수에 쓰였다. 이로 인해 확인된 피해자는 3200여명에 이른다. 피해 회복은 아직도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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