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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한국 금맥 터질 때, 중국 맥 못 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한국, 중국

한국,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일정이 16일 여자 1500m를 끝으로 종료됐다. 이 경기에서 최민정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최종전에서 귀중한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은 남녀 통틀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냈다. 쇼트트랙 최강국의 위상을 지켰다. 그 다음이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등 한국 출신 지도자를 영입한 개최국 중국이다. 중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국과 중국은 최종 성적만 보면 치열하게 경쟁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메달 추가 과정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상승세를 탔지만, 중국은 초반 돌풍을 끝까지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대회 초반만 해도 중국이 안방에서 쇼트트랙 메달을 독식할 것처럼 보였다. 중국은 지난 5일 열린 첫 경기 2000m 혼성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7일 남자 1000m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중국이 금메달을 따낸 두 종목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다. 특히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중국은 선수 간 터치를 하지 않는 실격 사유의 플레이를 하고도 비디오 판독 끝에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땄다. 이 장면을 지켜본 팬들은 ‘블루투스 터치’라고 꼬집었다.

남자 1000m에선 더 큰 판정 논란이 일었다.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한국 선수들이 뛰어난 레이스를 펼치고도 잇따라 탈락했다. 에이스 황대헌은 중국 선수 둘을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심판은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이라는 석연치 않은 판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2위 중국 런쯔웨이가 1위, 3위로 들어온 리원룽이 2위로 올라서 결승에 진출했다. 이준서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인 변경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황당한 판정은 결승에서도 반복됐다. 헝가리의 샤오린 산도르 류가 1위로 경기를 마쳤는데 심판은 류가 두 차례 페널티를 범했다며 탈락시켰다. 2, 3위로 들어온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가 과도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AP통신은 “런쯔웨이가 논란이 많은 결승에서 살아남아 우승했다”고 썼다.

이후 한국과 헝가리 선수단 등이 강하게 항의했다. 외신도 쇼트트랙 판정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후부턴 판정 논란이 크게 줄어들었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중국의 금메달도 뚝 끊겼다. 남녀 6개 종목에서 중국은 동메달(여자 계주)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입상은커녕 결승에 오른 종목도 많지 않았다.

반면 어려움을 견뎌낸 한국은 황대헌의 남자 1500m, 최민정의 여자 1500m 금과 1000m 은, 남자 계주 5000m 은, 여자 계주 3000m 은 등 5개의 메달을 따냈다.

유종의 미를 거둔 한국 선수들에겐 두둑한 포상금이 돌아간다. 여자팀 에이스 최민정은 최소 3억9025만원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상 경기에 한 번이라도 나선 선수만 메달을 받을 수 있는데, 한국은 결승까지 베스트 전력인 최민정-이유빈-김아랑-서휘민 4명으로 경기를 치렀다.

남자 간판 황대헌은 2억7425만원을 받는다. 남자 계주는 박장혁-곽윤기-이준서-황대헌-김동욱이 모두 출전해 전원 포상금 대상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포상금으로 개인 종목은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을 내걸었다. 단체전은 금 2억원, 은 1억5000만원, 동 1억원이다. 문체부는 금 6300만원, 은 3500만원, 동 2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단체전 입상자는 개인전 기준 포상금의 75%를 수령한다. 여기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기력향상연구연금 등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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