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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동산세 올라 나도 화나, 내릴 것” 윤 “현정부, 집값 악의적으로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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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서울 강북권을 샅샅이 훑었고, 윤 후보는 성남 등 경기 남부와 서울을 바삐 움직였다. 특히 사나워진 ‘부동산 민심’을 붙잡는 데 두 후보는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규제 완화’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여러분, 집값이 갑자기 올라서, 세금이 확 오르니 화나죠. 저도 화나더라. 재산세, 종부세 등 과도하게 오른 것들을 차츰차츰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이 국민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된다. (세금 조정이) 인기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에 합당하기 때문”이라며 “집을 빨리 팔라고 다주택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한 것도 집값 안정을 위해서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한시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주장했었다.

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풀 것” 윤 “집값 오른 것 세금으로 뺏겨”

제20대 대통령선거(3월 9일) 선거 벽보 제출 마감일인 17일 오후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제출된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3월 9일) 선거 벽보 제출 마감일인 17일 오후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제출된 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 후보는 또 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도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이나, 집을 10채 사는 사람이나 대출 비율이 같아 평생 내 살 집 하나 사려는데도 못 한다”며 “최초 구매자에게 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풀어주자는 게 제 주장”이라고 했다.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두꺼비도 새집 달라고 하지 않느냐. 사람은 오죽하겠느냐”며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국민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이 정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의 금기를 깨겠다. 진보·개혁 정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며 맹공했다. 서울 서초아이스링크장 유세에서 그는 “28번의 주택 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했지만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집 있는 사람과 집 없는 사람을 갈라서 ‘집이 없는 사람은 임대인 횡포에 좀 시달려 봐라’ 해서 자기들이 가난한 서민과 노동자의 정당이라며 누워서 선거 때마다 표 받기 위해 만든 구도”라는 주장이었다. 또 “민주당이 서울시를 10년 장악하는 동안 어떻게 했나. 세금은 무지하게 또 때린다. 다주택자는 아주 범죄인 취급을 했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송파 유세에서는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해서 갑부가 아니다. 집값 올라간다고 부자가 된 것인가. 세금으로 다 뺏기지 않나”라고 했다. 종로구 동묘앞역 유세에선 종부세와 관련해 “종부세가 국민의 2%만 해당하니 종부세를 세게 때리면 2%는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고 98%가 민주당을 찍을 것이란 엄청난 착각 아래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아버지가 종부세를 내면 자식은 편한가. 임대인이 종부세를 내면 그 종부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또 넘기지 않나”라며 “결국은 서민들 허리를 휘어지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상대 후보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서울 청계광장 유세에서 “이 촛불 광장에서 시민이 든 가냘픈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이 있다. 단 5년 만에 그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순실씨를 지칭하며 “최모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는데 주술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대놓고 후보가 정치보복을 말하는 그런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봤느냐. 우리가 극복하고자 했던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의 나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여권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독일의 나치, 이탈리아의 파시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늘 하던 짓이 자기 과오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이런 허위 선전공작은 전체주의자들 전유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만난 유승민 “정권교체 협력”=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경선에서 경쟁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회동했다. 유 전 의원은 윤 후보와 20분가량 독대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면서 협력하겠다. 아무 조건도,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우리 유승민 선배님”이라며 “천군만마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회동 직후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최재형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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