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프린, 베이징 노메달 확정…알파인 복합도 실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알파인 복합 2차시기(회전)에서 실격한 직후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는 시프린. [AFP=연합뉴스]

알파인 복합 2차시기(회전)에서 실격한 직후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는 시프린. [AFP=연합뉴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다관왕 후보 0순위로 주목 받던 알파인 스키 간판 미케일라 시프린(27·미국)이 단 하나의 메달도 가져오지 못한 채 개인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시프린은 17일 중국 옌칭의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복합 2차시기 회전 경기 도중 중심을 잃고 기문을 지나쳐 실격했다.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회전과 대회전(이상 실격), 수퍼대회전(9위), 활강(18위)에서 모두 메달을 가져오지 못한 시프린은 마지막 종목인 알파인 복합마저 실격하며 무관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전에 치른 1차시기(활강)는 괜찮았다. 1분32초98로 결승선을 통과해 5위를 기록했다. 하루 전 공식 연습에서 1위(1분33초56)에 오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자신의 주 종목인 활강으로 최종 순위를 겨룬 2차시기에서 또다시 실격하며 불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프린은 알파인 스키의 속도 계열(활강·수퍼대회전)과 기술 계열(대회전·회전)에서 모두 정상급 경기력을 보유한 팔방미인이다. 이를 통해 현역 선수 중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73회)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소치에서 회전, 2018년 평창에서 대회전 우승하며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알파인 스키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베이징서 올림픽 3연속 금메달 및 다관왕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알파인 복합 회전 레이스 도중 기문 근처를 지나다 미끄러지는 시프린. [로이터=연합뉴스]

알파인 복합 회전 레이스 도중 기문 근처를 지나다 미끄러지는 시프린. [로이터=연합뉴스]

부진의 원인에 대해 시프린은 침묵하고 있다. 그는 “내가 부족했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 계열 종목에서 잇달아 실수를 저지른 이후 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7일 열린 대회전에서 실격한 직후엔 슬로프 가장자리에 주저앉아 20분 이상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언제나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시프린의 평소 모습과 많이 달랐다.

AP통신은 시프린이 주종목인 대회전과 회전에서 잇달아 실격한 직후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이라 보도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대회 직전인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제대회 일정을 중단하며 실전 감각이 떨어진 점, 2020년 2월 사망한 부친(제프 시프린)을 기리며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올림픽이라 심리적 압박이 심했던 점 등이 예상 밖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프린은 19일 알파인 스키 혼성 팀 이벤트에 출전해 이번 대회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다. 시범종목인 만큼 우승하더라도 메달 이력은 남지 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