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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티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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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요즘 가장 유행하는 신조어는 ‘어쩔티비’다. 지난해 연말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SNL 코리아 시즌2’에 호스트로 출연한 배우 신혜선(사진) 덕분이다. 그녀는 여러 코너에서 능청스러운 콩트 연기를 선보였는데, 특히 10대들의 신조어를 랩으로 쏟아내는 영상이 화제다. 영상 속 랩의 자막을 옮기면 이렇다.

“어쩔 어쩔 저쩔 저쩔 안물 티비~ 안궁 티비~ 뇌절 티비~ 우짤래미 저짤래미~ 쿠쿠루삥뽕 지금 화났쥬? 킹 받쥬? 죽이고 싶쥬? 응~ 못죽이쥬? 어 또 빡치쥬? 아무것도 못 하쥬? 아무것도 못 하쥬? 그냥 화났쥬? 냬~냬~ 냬~ 냬~ 알걨섑니댸~ 아무도 안물안궁~ 어? 물어 본 사람? 궁금한사람? 응 근데 어쩔 티비쥬? 약 올리쥬? 응~ 어쩔 저쩔 안물안궁 슉 슈슉 슉 시, 시, 시… 시X럼아!!!”

2021년 연말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SNL 코리아 시즌2’에 1회 호스트로 출연한 배우 신혜선이 신조어로 랩을 하는 장면. [사진 영상 캡처]

2021년 연말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SNL 코리아 시즌2’에 1회 호스트로 출연한 배우 신혜선이 신조어로 랩을 하는 장면. [사진 영상 캡처]

몇 가지 단어를 해석하면 ‘킹받쥬(열받쥬)’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 ‘쿠쿠루삥뽕(별 의미 없이 상대방을 약 올릴 때 사용하는 말)’이다. 즉, 위의 랩은 상대방이 한마디도 반격 못 하고 열 받게 하는 말들로 그중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가서 티비(TV)나 봐’라는 뜻이다. 티비 대신 어쩔다이슨청소기, 저쩔비스포크냉장고 등 실제 가전제품 브랜드와 제품을 넣기도 한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티비만 사용하기에 지루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10대가 사용하는 신조어의 유래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울고 웃는 아이들이니 그 뇌 구조를 어찌 알까. 그저 입을 조개처럼 꼭 다물고 자기 방에 박혀 게임만 하는 것보다 ‘어쩔티비’라고 대꾸라도 해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