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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교육·홍보·마케팅·농업경영컨설팅 지원하는 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 산하 농업회사법인 박달나무메이커팜 설립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사태로 도시민들의 일자리 불안정이 이어지며 삶의 대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배 귀농·귀촌·귀향(이하 귀농)인들이 중심이 된 귀농귀촌의 새로운 지원체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박달나무메이커팜의 김진태 대표는 “선배 귀농인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경험을 살려 귀농 초기의 불안정한 소득을 같이 고민하고, 경북 문경에서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자 박달나무메이커팜을 만들었다” 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박달나무메이커팜은 문경의 시목인 박달나무에 전통적 공방(기술 습득), 메이커스페이스(주체적 독립활동), 연구소(장비·공간 지원)가 합쳐진 개념이다.

선배 귀농인들이 앞서 겪었던 집짓기·농업기술·농장꾸미기·농산물포장·유통·마케팅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고민한 끝에 후배 귀농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창업하게 됐다.

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이하 문귀연)는 2012년에 발족한 단체다. 이 문귀연 산하에 2017년 발족한 목공창작연구회가 사정이 생겨 해산하던 중 지난해 3월 한국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로 선정되고, 선배 귀농인들과 현지민이 함께 사회적 공유경제를 실현하고자 지난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고, 이어 지난 15일 공방 겸 사무실을 개업했다.

천홍윤 씨는 “우리는 귀농 준비부터 적응·정착까지 몸소 겪으며 느꼈던 점들을 기반으로 시대 흐름에 맞춰 후배 귀농인들이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한다” 고 말했다.

최호준 문귀연 사무국장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귀경단 즉, 귀농 후 경력 단절”이라며 “도시민 유치정책을 보면 도시경력을 살릴 수 있는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박달나무메이커팜은 도시민이 도시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데 중점을 두고, 적응에 필요한 실제적인 교육과 홍보마케팅을 진행해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건축인테리어 담당자인 김상호 씨는 “이사만 해도 적응하기 힘든 상황에서 집·직장·학교와 새로운 이웃과의 관계는 도시민이 한 번에 감당하기 어려운 큰 변화”라며 “특히 생계에 있어 최소한의 수입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농사로는 당장의 수익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2~4일 정도 도시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효과적으로 소통하여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박달나무메이커팜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변 과수원 폐목을 활용한 가구, 목조시설 활용능력 증대 방안 ▶목재와 3D 프린터 융복합을 통한 다양한 분야의 진로 체험 교육 ▶목재를 활용한 건축물, 시설물 설치 교육, 내 주변 산림경관 조성하기 등의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과 열린 공방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귀농인 자녀를 대상으로 ▶목재와 3D모델링, 프린팅을 통한 융복합 진로 체험 교육 ▶상품 기획, 실습 교육을 통한 디지털 활용능력 증대 ▶귀산촌인, 학생의 진로 탐색과 방과 후 활동, 창의 나눔 사업 구현 등의 진로 체험 교육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여성 귀농인인 김미영 씨는 “귀농은 한 가장이 시골로 내려오는 문제가 아니라 가정 전체가 내려온다는 점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자녀들에게 소홀하기 쉽다는 점을 고려해서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심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밖에 박달나무메이커팜은 ▶목재를 활용한 건축물, 시설물 설치 교육 ▶내 주변 경관 조성하기(묘목재식, 폐목재 활용) ▶4차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한 다양한 시제품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김진태 회장은 귀농의 냉혹한 현실이 박달나무메이커팜의 출범 동기임을 밝혔다. 김 회장은 “목조주택 및 인테리어 교육을 통해 건설업자의 부당한 횡포에 의한 피해사례를 줄이려고 한다”며 “귀농 인구가 증가하며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삶의 대안을 찾아 내려온 사람들에게 이런 피해가 귀농뿐만 아니라 삶의 의지도 꺾는다”고 강조했다.

박달나무메이커팜의 사업 아이템은 선배 귀농인의 다양한 경험을 응축해 만들었다. 박달나무메이커팜 구성원들은 후배 귀농인의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박달나무메이커팜을 꼭 성공시키려 한다. 이런 비전과 철학을 바탕으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무보수 대표 및 임직원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자격이 되는 누구나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본인의 능력에 맞는 보수를 받아 갈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실패·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김정미 홍보 담당자는 “열린 공방이기에 안전을 위한 ‘기초 초급반’을 이수하면 회원 자격이 주어지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며 “농장 개원 시 농장명, 명함, 간판, 상품 구성 및 기획, 마케팅을 지원한다. 이어 상품화 시엔 상품 구성 및 기획, 시제품 준비, 포장용기, 라벨지, 전단지 등 정보 공유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귀농인이 원하는 상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시제품 담당자인 전용준 씨는 “박달나무메이커팜 구성원들도 4~10년차 귀농인이다”며 “우리 또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마케팅·포장 등에서 겪었던 불편함과 필요한 점을 잘 알고 있다. 포장재 조사, 로고, 디자인 회사 회의, 홈페이지, 쇼핑몰 이론 교육을 통해 후배 귀농인의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주겠다”고 운영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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