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쌓인 적자, 한방에 털고도 3조 남겼다…HMM 역대급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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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HMM 플래티넘호.' [사진 HMM]

HMM의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HMM 플래티넘호.' [사진 HMM]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매출 13조7941억원, 영업이익 7조3775억원을 거뒀다고 1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2.2% 급증해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5.1%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이 HMM에겐 전화위복이 됐다. 2020년 초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물동량도 감소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각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과 소비 진작 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시 가동을 시작한 공장이 늘었다. 때마침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펜트업 (pent up) 효과’도 누렸다. 이때부터 급증한 물동량이 해상운임을 끌어올리면서 지난해 내내 컨테이너선 운임은 고공비행을 했다.

미국 서부 항만 등 일부 항만에서 물동량 처리가 적체되는 상황도 아시아-미주 노선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도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만에서는 수십 척의 컨테이너선이 바다 위에서 하역을 대기하는 상황으로 알려진다.

9년간 쌓인 적자 한 방에 털어낸 HMM.

9년간 쌓인 적자 한 방에 털어낸 HMM.

코로나19와 美 항만 적체로 운임비 ↑

HMM 측은 “전통적으로 4분기는 컨테이너 부문의 비수기지만, 지난해 4분기는 아시아-미주 노선의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SCFI)가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CFI는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요 증가에 발맞춰 세계 최대 수준의 2만4000TEU(1TEU는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 등 초대형 선박 20척을 조기 투입한 것도 주효했다. HMM은 해운 산업이 불황이던 2018년부터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에 대형 선박을 꾸준히 발주했다.

이 같은 호실적 덕분에 HMM은 2011년부터 9년 내리쌓았던 누적 영업적자 3조8401억원을 한 번에 털어냈다. HMM은 2020년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탈출한 바 있다.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2015년 2499%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3%까지 낮춘 상태다.

올해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고운임을 유지하면서 분기당 영업이익이 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하반기에도 항만 적체가 여전히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운임이 조정되긴 하겠지만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HMM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MM 측은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2024년 상반기에 인도해 안정적으로 추가 화물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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