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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키옥시아 공급 차질이 약 됐다…‘메모리의 봄’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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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반도체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메모리 겨울론’이 힘을 잃은 가운데, 되레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 현물가 지속 상승  

14일 반도체·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은 제품별로 전주 대비 2~3% 상승했다. D램 가격과 업황을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의 ‘DXI 지수’는 지난 11일 3만9551로 최근 한 달 새 3.7% 올랐다. D램(DDR4 8Gb 기준) 고정거래 가격이 지난해 10월(-9.51%)과 올 1월(-8.09%) 하락했지만, 현물가 상승이 지속하면서 1분기 고정가격 하락 폭도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고정가격 역시 하락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최근 6개월 연속 보합을 유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현물가격과 고정가격의 괴리를 고려하면 향후 고정가격 추가 하락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률도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주 DXI 지수 추이. DXI는 D램 가격과 업황 추이를 보여준다. [D램익스체인지, 유진투자증권]

지난 주 DXI 지수 추이. DXI는 D램 가격과 업황 추이를 보여준다. [D램익스체인지, 유진투자증권]

증권가 “메모리 업황 본격 개선세”

시장도 구매자보다는 공급자 우위로 바뀌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공급 과잉에 시달려오던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본격적인 개선세에 접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안지역 봉쇄와 코로나19 재확신이 (반도체) 고객들의 구매 심리를 빠르게 개선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연초 이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의 신규 증설 계획도 대폭 감소하고 있다.

공급 확대에 필수적인 반도체 장비 리드 타임(주문 후 납품받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반도체 장비의 리드 타임이 1년 수준까지 길어지고 있다”며 “올해 예정된 메모리 반도체의 증설 물량도 적기에 공급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공급망 이슈로 공장에 들어오는 설비 반입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올해도 장비 도입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차질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설비투자는 DDR5에 대한 신규 증설과 인프라 투자를 제외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집행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D램 시장은 성수기인 2·3분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9일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의 한 부스에서 포토레지스트 코팅 장비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9일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의 한 부스에서 포토레지스트 코팅 장비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잇따른 낸드 공장 사고, 악재가 호재로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 시안공장 생산 축소에 이어, 최근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합작 생산라인에서 원료 오염 사고가 발생하며 공급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는 올 1분기 키옥시아 낸드 생산량의 13%, 전 세계 총 공급량의 4.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해 올 2분기 낸드 ASP가 5~1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5~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박유악 연구원은 “극심한 공급 과잉에 시달렸던 낸드 시장은 공급 업체들의 예정된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업황 개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발생한 키옥시아의 공급 차질은 예상보다 빠르게 낸드 고정가격의 회복세를 이끌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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