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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러시아, 상대가 도발한 것처럼 조작 준비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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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만들려고 이르면 이번 주에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다수의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 관련 기밀 정보를 연이어 공개하며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

WP가 인용한 익명의 관계자는 지난 10일 백악관 상황실 긴급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가짜 깃발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가 공유됐다고 밝혔다. 상대방이 먼저 도발한 것처럼 조작해 가짜 명분을 만드는 기만전술이다. 10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NBC에 “상황이 순식간에 비정상적으로 바뀔 수 있으니 미 국민은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러시아가 생생하고 정교한 선전용 비디오를 조작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자를 공격하는 가짜 비디오를 만들어 침공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내용”이라고 공개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 군사작전이 이달 16일 시작될 것이라는 첩보도 전했다. 미국의 기밀 정보 공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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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전쟁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거짓말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푸틴이 침공의 정치·경제적 비용을 고민하게 하고, 국제사회 대러 대응의 토대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11일 “서방 국가와 언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대규모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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