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면역 저하""효과 2배" 논란속…정부, 결국 4차접종 시작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5만 명대를 기록했다.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만6431명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그간 검사량이 줄어드는 주말이면 확진자 수 역시 일시적으로 감소했는데, 오미크론 여파 속에서 이러한 '주말 효과'가 사라졌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잠잠했던 요양병원·요양원의 집단감염이 고개를 들고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오는 14일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한다. 이르면 이달 말 면역 저하자, 요양시설 입소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5만6431명을 기록한 13일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5만6431명을 기록한 13일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1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6일~12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일평균 4만6040명으로 직전주(1월30일∼2월5일) 2만2655명의 곱절로 뛰었다. 확진자 수는 급증했지만 위중증 환자 수는 아직 200명대에 머물러 있다. 사망자 수 수는 일 평균 27명으로 한 주 전(21명)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20명대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최근 60세 이상 고위험군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난주 60세 이상 확진자는 일평균 5383명으로, 직전주(2075명)의 2.6배가 됐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은 직전주 8.8%에서 11.7%로 올랐다. 전국적으로 요양병원·요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요 집단감염 25건 중 20건(80%)이 요양병원·시설, 노인시설에서 발생한 사례였다. 고령의 환자들이 밀폐된 시설에 밀집해 생활하는 데다 일찌감치 3차 접종을 받고 2~3개월이 지난 터라 백신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취약시설에서 줄줄이 집단감염이 이어진다. 3차 접종 당시, 3개월마다 3차, 4차, n차 접종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는데 현실화하고 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집단거주 그룹 등 두 대상군에 대해 적극적으로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3차 접종 후) 4개월 간격을 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2월 말부터 3월에 대부분 (대상군이) 4개월이 도래해 그 시기로 (접종)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4차 접종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이날 보건복지위는 4차 접종 인프라 확보 예산 5274억을 증액해 15조 원에 달하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소관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스라엘, 4차 접종 대상 확대…EMA "잦은 부스터샷 면역력 저하"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4차 접종을 발 빠르게 시작했다. 당초 면역 저하자 위주로 접종하던 것을 지난 1월 초, 6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진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모든 성인에 대한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자문단은 지난달 26일, 3차 접종을 받은 지 최소 5개월이 지난 성인들에게 4차 접종을 할 것을 권고했다. 그 근거로 4차 접종자가 3차 접종자보다 위중증은 3~5배, 감염은 2배 더 효과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 그리스, 헝가리, 브라질, 칠레, 캐나다 등도 4차 접종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11일 이스라엘 보건소에서 여성 자원봉사자가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이스라엘 보건소에서 여성 자원봉사자가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추가 접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백신 부스터샷 접종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WHO 백신 기술자문가그룹(TAG-Co-VAC)은 “기존 백신을 반복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 하는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면역 효과가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되는 백신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인한 중증화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감염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부스터샷이 오히려 면역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르코 카발레리 EMA 백신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잦은 부스터샷은 인간의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1~2회의 추가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 카발레리 책임자는 "코로나19는 팬더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면서 추운 계절이 올 때 독감 백신을 맞는 것과 같이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덴마크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덴마크 보건당국은 "덴마크의 높은 접종률, 특히 3차 접종률을 고려하면, 감염이 늘더라도 중증화하지 않고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고위험군에 4차 접종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덴마크에서는 인구의 80% 이상이 2차 접종을 받았고, 3차 이상 접종률은 61.3%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부터 고령층과 면역 취약군에 4차 접종을 권고해왔는데, 최근에는 이들에게도 3차 접종이 효과적인 보호력을 제공한다고 판단해 추가 접종이 불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14일부터 노바백스 접종 시작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이 9일 오전 경북 안동시 풍산읍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수송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이 9일 오전 경북 안동시 풍산읍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수송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14일부터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이 시작된다. 18세 이상 미접종자의 1~2차 접종에 주로 활용 예정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백신 중 처음으로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는 그동안 화이자 등 mRNA 백신의 이상 반응을 이유로 접종하지 않았던 미접종자들의 접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