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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절 앞둔 김정은, 이란에 공동투쟁 축전…美 "면밀히 감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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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무더기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한 북한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에 '반제공동투쟁'을 강조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평양의 화성지구에서 열린 1만세대 살림집(아파트)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3일 전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슬람혁명 43년을 맞아 한성우 이란 주재 북한 특명전권대사를 통해 축전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반제 공동투쟁의 한 길에서 맺어진 우리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가 여러 분야에 걸쳐 더욱 확대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며 "나라의 부강발전을 위한 당신과 귀국 인민의 사업에서 성과가 있을 것을 축원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이란은 1973년 4월 수교 이후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은 주요 계기마다 사절단이나 축전을 보내 친선을 과시했다. 특히 핵·미사일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일 갱신한 '대이란 제재'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가 '광범위한 전략적 사업', 즉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이란산 유류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의 축전은 북·미 협상에 진전이 없고, 중국·러시아가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투쟁'을 강조해 주목된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미국)는 이란과 북한의 관계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확산은 국제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고 여전히 중요한 비확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12일 평양의 화성지구에 건설하는 살림집 1만세대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앞으로 3년안팎에 수 만 세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봉사시설들이 들어앉은 웅장한 거리들이 일떠서고 새 주민행정구역이 생겨나게 된다"고 밝혔다. 화성지구는 김일성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인근에 북한이 새로 건설하는 주택지구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에 5만 세대의 살림집 건설계획을 내놨고, 매년 1만 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움직임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0회 생일(16일)을 앞두고 대내 결속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에서) 최고 성지로 간주되는 금수산태양궁전 인접 지역을 대규모 주택 건설지구로 지정한 것은 민심을 얻기 위한 선택"이라며 "대외적으로도 제재의 효과가 없음을 실증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그 동안 현지지도때 즐겨입던 가죽코트 즐겼다. 하지만 이날 착공식에는 야전솜옷과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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