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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뉴에게 ‘곰돌이 푸’ 인형 세례 금지…시진핑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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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곰돌이 푸

곰돌이 푸

‘피겨킹’으로 불리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羽生結弦·28) 선수가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10일 치른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뒤 관중이 던져주는 ‘곰돌이 푸’ 인형을 받지 못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림픽 2연패를 했던 하뉴는 이날 4위에 올라 3연패는 하지 못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9일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경기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의 봉제 인형 반입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반입 금지 목록에는 카메라·셀카봉·삼각대 등도 포함됐다.

피겨에선 경기가 끝나면 관중이 선수에게 찬사와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아이스링크장에 선물을 던져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링크가 훼손되지 않도록 가볍고 표면이 부드러운 선물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인형이 가장 선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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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뉴는 어릴 적부터 ‘곰돌이 푸’의 열성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관중은 그에게 주로 푸 인형을 던져왔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선 하뉴의 경기가 끝난 뒤 빙판 위로 2000여 개의 푸 인형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뉴는 대회 때마다 쏟아지는 푸 인형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조직위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이번 대회에선 이 같은 풍경을 볼 수 없게 됐다.

피겨 경기장에 인형 반입이 금지됐다는 소식에 일본 네티즌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2013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만났을 때 시 주석을 푸로, 오바마는 푸의 친구인 호랑이 ‘티거’ 캐릭터에 각각 빗댄 카툰(사진)이 등장했다. 하지만 중국에선 2007년 4월 이래 지도자를 풍자한다는 이유로 푸 인형이 금기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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