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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주가 12배 오른 中 의료업체,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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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위안에서 88.88위안으로…주가 상승률 12배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 최대 웨어러블 의료기기 업체인 주안(九安)의료가 최근 발군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10일 종가 기준 6.39위안(1207원)이었던 주안의료의 주가는 올해 1월 18일 88.88위안(1만 6817원)으로 대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단 두 달 만에 12배 뛴 수치로, 주식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안의료 주가가 갑자기 치솟은 이유는 해외 시장, 게다가 무역 분쟁의 대상국인 미국에 있다는 분석이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사진 中访网]

[사진 中访网]

코로나19로 오히려 ‘수혜’ 받은 주안의료

지난해 11월 26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감염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중국 주안의료의 미국 자회사인 아이헬스(iHealth)는 지난해 11월 6일 코로나19 가정용 자가진단 키트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승인 후에는 지속해서 미국 측에 해당 자가진단 키트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 지난 1월 12일 주안의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이헬스는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뉴욕 보건부로부터 2건의 주문을 받았다.

총 누적 주문 계약 금액만 무려 4억 1600만 위안(786억 9472만 원). 덕분에 모회사인 주안의료는 1월 11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 연속해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中访网]

[사진 中访网]

아이헬스의 진단키트는 미국에서 예상 밖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처방전도 필요 없는 데다가 온라인 쇼핑몰, 약국, 슈퍼마켓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리함’이 ‘혐오 감정’을 누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투자 열기가 한층 과열됐다. 아이헬스는 지난 1월 13일 미국 육군관리지휘부(ACC)와 12억 7500만 달러(1조 5273억 2250만 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0년 주안의료 연간 매출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안의료는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 공장을 최대한 가동 중이다. 대규모 공장 직원 모집도 감행했다. 주안의료 공장 직원은 시대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직원이 너무 많아 매점은 매일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뤘을뿐더러, 점심은 대기 시간 때문에 정작 식사 시간이 충분치 않을 정도”라며 바쁜 공장 일상을 공유했다.

주안의료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중국의 대표적인 명절 중 하나인 춘절(春節, 중국의 설 명절)에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작업에 임하는 직원들에게는 약 5000위안(94만 5800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중국 정부의 탄탄한 지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더했다. 중국 정부는 ‘14차 5개년 의료설비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 2025년까지 중국 의료설비 산업 기반을 업그레이드하고 관련 산업사슬의 현대화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밖에도 2035년 의료설비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제조, 응용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일 발표된 희소식 덕분에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안의료. 이에 ‘코로나19 수혜주’ ‘요괴주(妖股, 특별한 재료나 테마가 없는 상황에서도 급등하는 등 시장과 괴리된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포스트 코로나 이후 지금과 같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주안의료는 사실 코로나19 진단키트나 치료제 제조보다는 비접촉식 체온계, 혈압계, 당뇨병 진단키트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스마트 의료기기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주안의료 창업자이자 CEO인 류이(劉毅) 역시 회사와 관련된 별명에 대해 “주안의료는 ‘요괴주’가 아니라 지속해서 상승하는 ‘우량주’라고 일갈했다.

주안의료 창업자이자 CEO인 류이(劉毅) [사진 动脉网]

주안의료 창업자이자 CEO인 류이(劉毅) [사진 动脉网]

사실은 어떨까.

주안의료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전인 2021년 3분기까지 매출 감소를 겪고 있었다. 주안의료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3분기 매출은 7억 9000만 위안(1494억 9170만 원), 순이익은 5012만 8000 위안(94억 8572만 1440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이익보다 86.19% 감소한 수치다.

이전 실적은 훨씬 낮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는 연간 순이익이 2억 4200만 위안(458억 1060만 원)에 불과했다. 중국 경제 관련 매체인 시대재경(時代財經)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주안의료의 순이익 합계는 2억~3억 위안(378억 5400만~567억 8100만 원)이다. 다시 말해 2021년 4분기에 벌어들인 순이익이 지난 14년 어치 합계를 훨씬 웃도는 셈이다.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주안의료 측은 예상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다시금 사로잡았다. 주안의료의 2021년 연간 순이익은 9억~12억 위안(1703억 4300만~2271억 2400만 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271.40%~395.19% 상승한 수치다. 특히 4분기에만 8억 4900만~11억 4900만 위안(1606억 5627만~2175억 570만 원)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IoT 생태계 확장+온라인 의료 서비스 플랫폼 활성화’로 수익 창출

또 주안의료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진단키트 외에 기존 제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성, 의료기기의 스마트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류 CEO에 따르면 주안의료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IoT 혈압측정기를 출시했다. 애플의 지원으로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각종 하드웨어 개발에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의료기기의 IoT 생태계를 차근차근 넓혀나간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 중국 현지 매체 둥마이왕(動脈網)은 류 CEO의 말을 인용, 주안의료가 스마트 의료기기 업계의 ‘애플’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OS를 무대 삼아 스마트 의료기기의 IoT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진 财商网]

[사진 财商网]

류 CEO는 또 주안의료가 미국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했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뛰어난 실력을 지닌 현지 인력을 고용, 임상 시험 역량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까다로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사례를 예로 들며 주안의료의 미국 내 위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회사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류 CEO는 중국 경제 전문 잡지인 중국기업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ACC와의 12억 75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가리키며, “(경쟁사인) 애벗 레버러토리스(3억 400만 달러)와 로슈(3억 6000만 달러)보다 큰 규모의 계약”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 CEO는 “미국 시장에서의 주안의료의 위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주안의료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중국과 미국 양쪽 시장에서 당뇨병 진단과 관련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의료 서비스도 확장할 예정이다. 주안의료는 2020년 기준, 중국 전역으로 온라인 의료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해 45개 도시의 150개 이상의 병원과 협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40개 클리닉과 손잡고 온라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류 CEO는 앞서 설명한 순이익이 낮은 이유도 이 같은 온라인 의료 서비스에 대폭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서비스가 온전히 자리를 잡은 후에는 관련 매출과 순이익이 함께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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