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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인가요?" 이런 반응까지 나온 베이징 스키점프대 실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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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 옛 제철소 부지를 재활용해 만든 경기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AP=연합뉴스]

9일 열린 베이징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 옛 제철소 부지를 재활용해 만든 경기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AP=연합뉴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우보드 경기가 치러지는 베이징 외곽의 서우강(首鋼) 빅에어 경기장이 외신과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해외 네티즌들은 "핵 발전소가 아니냐"는 오해까지 하고 있다.

이곳은 옛 제철소 부지를 재활용해 만든 경기장으로, 중국이 표방하는 '친환경 올림픽'을 대표하는 곳이다. 그런데 문제가 된 건 선수들이 점프와 함께 하늘로 솟구칠 때의 '뒷배경'이었다. 아름다운 설원이 배경이 된 과거 올림픽들과 달리 콘크리트로 된 거대한 제철소 냉각탑이 보이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올림픽 스키 선수들이 폐쇄된 제철소 연기 대신 하늘로 오르고 있다"고 했고, 로이터통신은 "베이징 빅에어 경기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토론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베이징 올림픽 빅에어 경기장이 화제다.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 올림픽 빅에어 경기장이 화제다. [로이터=연합뉴스]

폭스스포츠 등에 따르면 SNS에는 이 경기장을 두고 "지옥같은 풍경" "핵 발전소에 스키 점프대를 설치한 것처럼 보인다" "디스토피아(dystopia)적이다" "아무런 영감을 주지 못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의 작업장인 '스프링필드 원자력 발전소'가 연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인 닉 괴퍼는 "마치 가상 세계, 비디오 게임에서 만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CBS 기자 닉 스탈링은 8일 트위터에 이 경기장 사진을 올리며 "핵 발전소 같다"고 썼다. 한 스포츠 업계 종사자는 "어떻게 올림픽 위원회는 중국이 이런 황무지에 스키 점프대를 놓도록 내버려 둘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한 스노우보더는 "이 배경을 보니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풍자했다.

베이징 올림픽 빅에어 경기장이 화제다.[AP=연합뉴스]

베이징 올림픽 빅에어 경기장이 화제다.[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경기장 부지엔 100년 가까이 철강 생산 시설이 있었고, 많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중국 당국은 2008년 여름 올림픽을 개최하기 전, 이 제철소를 폐쇄했다. 대신 이 일대를 베이징 겨울올림픽 경기장과 체육시설, 사무실 등이 있는 복합 시설로 재조성했다.

일부 선수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미국의 프리 스타일 스키 선수 다리안 스티븐스는 "경기장 분위기가 전형적이지 않고, 멋지다"고 평했다. 노르웨이의 프리 스타일 스키 선수 비르크 루드 "시설이 놀라울 정도로 멋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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