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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자강도에 여의도 두배 미사일 기지…ICBM 배치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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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 배치가 유력해 보이는 북·중 접경 지역 미사일 기지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의 ICBM 전력화가 늦어지면서 당분간 화성-12형 등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빅터 차 총괄)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7일(현지시간) 공개된 ‘북한의 미신고 시설: 회중리 미사일 작전기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지는 중국 국경에서 25㎞ 정도 떨어진 북한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에 있다. 그간 북한이 비밀리에 운영해온 20개 미사일 기지 가운데 하나로, 과거 15㎞ 떨어진 영저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서 회중리의 존재를 추정한 적은 있었지만 회중리 기지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기지 주변을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규모가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6㎢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회중리 기지는 연대 규모의 ICBM 부대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단기간 내 ICBM 실전 배치가 어려울 경우 IRBM이 배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사거리 5000㎞)을 발사했다. 미국령 괌을 사정권에 둔 미사일로 북한의 대미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 무기다.

북한 회중리 ICBM 미사일 기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북한 회중리 ICBM 미사일 기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구자들은 북한이 1990년대 후반 회중리 기지 건설에 들어갔지만, 아직 완공하진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빨리 완공할 북한 전략군 기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오랫동안 공사가 진행된 것은 건설에 필요한 자원 제약, 실전 배치할 ICBM 제작의 어려움, 충분히 훈련된 미사일 운용 인력 확보 문제 등으로 상당 기간 지체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북·중 접경 지역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선제타격을 대비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국이 선제 타격할 1차 대상인 전략 무기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봐야 한다”며 “공습을 위해선 중국 영공을 지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과거 무수단 미사일 등을 중국과 가까운 곳에서 시험 발사했다”며 “최근 자강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쏜 것도 그런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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