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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막 오른 하늘길 전쟁…SKT는 왜 우버 에어택시 인수한 조비 손 잡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애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애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한 모습. 사진 SK텔레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애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CEO(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애비에이션 CEO가 UAM 기체에 탑승한 모습. 사진 SK텔레콤

하늘을 날아다니는 택시, 일명 '에어택시'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SK텔레콤(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모빌리티 기업들이 잇달아 글로벌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제조사와 손을 잡으면서다. 육상에 한정됐던 국내 모빌리티 시장 패권 경쟁 무대는 하늘로 옮겨갈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SK텔레콤은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애비에이션(Joby Aviation·조비 항공)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7일 발표했다. 조비 항공은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UAM 제조사다. 조벤 비버트 조비 항공 CEO(최고경영자)는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통해 4200만 도시인구가 생활하는 대한민국에서 UAM이 생활의 일부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조비 항공은 어떤 회사?

조비 항공은 UAM에 활용되는 전기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 최장 비행기록을 보유한 회사다. 기체 대규모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현 시점 에어택시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eVTOL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거대한 드론. 긴 활주로가 필요 없어 미래 도심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비 항공은 2020년 12월 우버의 에어택시 사업부 '우버 엘리베이트'를 인수하고 우버로부터 7500만 달러(약 900억원)를 투자받았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도 가장 먼저 받았다. 2024년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애미 등 4개 도시에서 'eVTOL 택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비 항공은 앞서 2020년 도요타에서도 3억 9400만 달러(약 47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SK텔레콤이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애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었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애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었다. 사진 SK텔레콤

SKT-조비가 하겠다는 건

K-UAM 사업 노리고: 이번 업무 협약에 따라 조비 항공은 SK텔레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 주도 UAM 실증사업 '한국형 UAM 그랜드챌린지(이하 K-UAM)'에 SK텔레콤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K-UAM은 2025년 UAM 상용화 개시를 목표로 국토교통부가 안전성 검증, 시험·실증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SK텔레콤은 미항공우주국(NASA) 실증 테스트에 성공적으로 참여한 조비 항공의 경험을 전수받을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한국 UAM 생태계에 대한 공동 연구를 조비항공과 진행했다"며 "한국 시장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K-MaaS 기회 찾는다: 두 회사는 CEO가 주도하는 UAM 정기 협의체도 결성했다.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 전 분야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차두원 소장은 "조비 항공은 기체 성능은 물론 자본력과 특허 개수, 업력 면에서 UAM 스타트업 중 가장 뛰어나다"며 "한국 UAM 업계의 약점인 기체를 조비가 보완하는 형태로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비 항공이 개발 중인 4인승(조종사 포함 시 5인) 기체 'S-4'는 1회 충전에 최대 241km를 운행할 수 있고, 최대 시속 322km를 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은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볼로콥터의 2인승 기체 '볼로시티(최대 주행거리 35km, 최대 시속 109km)'보다 스펙이 높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애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 애비에이션 CEO(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진 SK텔레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에 위치한 조비 애비에이션 생산시설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 애비에이션 CEO(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진 SK텔레콤

SKT는 왜 UAM에 베팅하나

유영상 SKT CEO는 올해 신년사에서 향후 10년을 이끌 미래 먹거리로 UAM을 꼽은 바 있다. 지난해 말엔 대표 직속 UAM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TF의 주 1회 전략회의도 유 대표가 직접 주재한다.

UAM의 핵심, 통신: 꽉 막힌 도로를 벗어난 '하늘길'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계산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UAM 세계 시장규모는 2020년 70억 달러에서 2040년 1조 4739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UAM은 상공에서 실시간 정보 송수신이 중요하다. UAM의 최종 목표인 '무인 자율 주행'을 위해서도 통신 인프라는 빠질 수 없다. UAM은 SKT가 축적한 통신·자율주행·정밀위치확인·보안 역량을 모두 활용할 '미래 핵심 사업'인 셈이다.

땅은 너무 좁다: SK텔레콤은 향후 통신, 인공지능(AI),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티맵,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웨이브 등의 제공 범위도 상공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자율주행차나 UAM 기체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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