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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SK텔레콤 왜 '공중택시' 꽂혔나…5G만 노리는 게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14 05:00

업데이트 2022.01.14 13:55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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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하늘을 나는 택시’에 꽂혔다. 정확히는 교통체증을 해소할 ‘게임 체인저’란 평가를 받는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이다. 모빌리티 업계의 판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이 기술에 통신사가 왜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들까.

무슨 일이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3일 신년사에서 “향후 10년을 미리 준비하자”며 UAM을 미래 먹거리로 콕 집었다. 지난해말 이미 대표이사 직속으로 UAM 사업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TF의 주 1회 사업전략회의도 유 대표가 직접 주재하고 있다.

UAM이 뭔데

한마디로 ‘날아다니는 택시’다. ‘전기구동 수직 이착륙 기체’(eVTOL)란 비행형 차량으로 사람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비어있는 도심 하늘길을 이용하기에 차로 1시간 거리를 20~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항공유를 소비하는 헬기와 달리, 전기로 움직여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소음도 일반 대화 수준(55~65㏈)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이 UAM 기술 개발에 나서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2020년 70억 달러인 UAM 세계 시장규모가 2040년 1조4739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한국도 국토교통부가 주도해 지난 2020년 기업 컨소시엄 ‘UAM 팀 코리아’를 만들었다. 2025년 UAM 기체를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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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세계 UAM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커지는 세계 UAM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왜 통신사가 UAM 노리나

● 통신 없인 UAM도 없다 : UAM 기체는 실시간 정보 송신이 중요하다. 하늘을 나는 만큼 돌발 상황에도 안전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시설 운영과 항공교통관제서비스는 국가가 전담해왔지만, UAM 교통관리서비스(UATM) 구축에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최적화된 업체는 통신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구축을 추진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조감도. [사진 한국공항공사]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구축을 추진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조감도. [사진 한국공항공사]

●무인주행의 꿈 : UAM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려면 '무인 주행'을 구현해야 한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UAM의 궁극적 목표인 무인 주행을 위해선 통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장은 사람이 운전대를 잡겠지만, 몸값 비싼 항공 운항 인력은 수급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비용 절감을 위해선 무인 UAM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지상에서 UAM의 무인 주행을 안전하게 관제하고 통제할 기술력, 특히 통신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윤철 연구원은 "과거 우버가 미 통신사 AT&T와 협력한 것처럼 해외의 주요 UAM 기체 제조업체들은 통신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UAM 기체개발에서 한국은 미국 등에 뒤쳐져 있지만 통신 인프라가 잘 깔려 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통신사로선 과거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듯 UAM 통신망에서도 앞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대체할 블루오션 : UAM은 포화상태인 휴대전화 시장을 대체할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UAM 운용에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통신 회선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고가”라며 “통신사로선 개인 휴대전화 시장을 뛰어 넘는 거대 B2B 시장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도시 UAM 이용객 규모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주요 도시 UAM 이용객 규모 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UAM은 탈통신?

● 6G 도약의 발판 : SK텔레콤 관계자는 “UAM 사업은 탈(脫)통신이 아닌 통신사 본분에 충실한 ‘백투베이직’(back to basic) 전략”이라고 말했다. UAM 시장이 활성화 되면 ‘진짜 5G’라 불리는 28㎓ 주파수 시장도 커질 수 있어서다. 속도는 빠르지만 장애물 통과를 잘 못 하는 단점을 가진 게 28㎓다. 하지만 공중에선 이런 제약이 사라진다. UAM과 지상통제소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저궤도 위성 공중망(상공통신망) 등이 구축된다면 28㎓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재광 연구원은 “차세대 통신인 6G의 핵심은 공중·해상 등 어디서도 통신이 가능한 COTM(Communication On The Move)서비스”라며 “UAM을 통해 5G를 넘어 6G로 도약을 모색하려는 게 통신사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KT·LG유플러스는 안 해?

KT도 지난해 12월 SK텔레콤에 이어 국내 통신사로선 두 번째로 UAM 팀 코리아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2017년부터 국토부 등과 진행한 K-드론시스템 개발 연구를 바탕으로 UAM 시장에서 통신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엔 현대자동차·현대건설·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와 UAM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T 연합군(SK텔레콤·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한국교통연구원)과 KT 연합군(KT·현대자동차·현대건설·인천국제공항공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아직 팀코리아에 합류하진 않았다. 드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속해왔기에 시장이 궤도에 오르면 언제든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인천공항공사·현대건설·KT·대한항공과 UAM 사업 협력 MOU. 지난해 1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5개 사 사장단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인천공항공사·현대건설·KT·대한항공과 UAM 사업 협력 MOU. 지난해 11월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성공적 실현 및 생태계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5개 사 사장단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SKT 최종 목표가 뭐야?

플랫폼 장악이다. 탑승 예약부터 버스·철도로 환승까지 통합한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신윤철 연구원은 “지금처럼 택시를 앱으로 호출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플랫폼 하나로 육상과 항공 수단 모두를 한번에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 모빌리티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며 “MaaS는 UAM 기기 제조사나 통신사, IT 플랫폼 모두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계열사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UAM을 포함한 MaaS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모빌리티보다 잘할까?

육상 모빌리티 플랫폼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도 UAM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독일 UAM 제조사 볼로콥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형 UAM 개발에 나섰다. 통신은 강하지만 플랫폼에서 밀리는 SK텔레콤 연합군과 플랫폼은 최강이지만 통신은 빌려 써야 하는 카카오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기체 공급이다. 이재광 연구원은 "SK텔레콤이든 카카오든 상용화가 본격화 된 이후 품질 좋은 UAM 기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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