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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LG엔솔 같은 IPO 대박, 올해는 여기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7일 시초가 59만7000원에 코스피에 데뷔한 LG엔솔은 상장 첫날에는 50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28일은 전날보다 10.89% 하락한 45만 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시초가 59만7000원에 코스피에 데뷔한 LG엔솔은 상장 첫날에는 50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28일은 전날보다 10.89% 하락한 45만 원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코스피 2700선이 무너지는 등 새해 들어 증시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공모주 청약 시장은 뜨거웠다. 단연 눈에 띄는 건 114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다.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꿰차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지난달 27일 시초가 59만7000원에 코스피에 데뷔한 LG엔솔은 상장 첫날 50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28일은 전날보다 10.89% 하락한 45만 원에 장을 마쳤다.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 달성)’을 노린 투자자의 기대엔 미치지 못했으나 공모가(30만원)보다 50% 높은 금액이다. 일반 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받았다면 1주당 15만원의 수익이 난 셈이다.

LG엔솔 일반 청약에 성공한 개인투자자가 이익을 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투자 자금이 유출되는 경향이 보이는데 올해 2주 만에 공모주 펀드에 유입된 금액만 5030억원”이라며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엔솔뿐만 아니라 올해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던 다른 주식의 성적표도 나쁘지 않다. 공모가 2만원으로 지난달 24일 코스닥에 상장한 케이옥션은 '따상'에 성공하며 5만2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지난달 28일에는 전날보다 13.6% 하락한 3만3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를 웃돌았다.

자동차용품 플랫폼 기업인 오토앤은 지난달 20일 상장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5300원) 대비 66% 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장을 마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지난달 28일 1만6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약 3배로 뛰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지난해 3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지난해 3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공모주 시장의 열기는 지난해에도 뜨거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IPO 공모 규모(20조4000억원)는 전년도보다 3배 넘게 급증했다. 역대 최대 공모 금액을 기록했던 2010년 10조 원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공모 금액이 1조원을 넘는 대어급 IPO도 6건(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카카오뱅크·크래프톤·현대중공업·카카오페이)이었다.

지난해 증시에 이름을 올린 공모주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건 SK바이오사이언스다. 지난해 3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는 6만5000원이었다. 상장일 '따상'에 성공하며 16만9000원에 첫 거래를 마쳤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수혜주로 떠오르며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한때 36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상장 당시 가격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오며 지난달 28일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54%였다.

지난해 IPO 대어 6개 중 5개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기준 공모가보다 높다. 카카오페이와 현대중공업은 공모가와 비교해 각각 40%, 6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SKIET(9.5%), 카카오뱅크(5.1%)도 수익권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크래프톤에 청약한 투자자는 큰 손실을 봤다. 지난해 8월10일 상장한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의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크래프톤은 27만4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보다 44.9% 하락했다.

지난해 공모 금액 1조원 이상 기업공개(IPO) 종목 주가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지난해 공모 금액 1조원 이상 기업공개(IPO) 종목 주가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들 6개 기업의 주가는 최근 1년간 최고가와 비교하면 모두 내린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54.4%), SKIET(54.8%), 카카오뱅크(56.6%), 크래프톤(52.7%), 카카오페이(49.3%)는 주가가 반 토막이 났고, 현대중공업(26.4%)도 급락했다.

LG엔솔의 흥행 성공에다 현대오일뱅크와 SSG닷컴과 CJ올리브영 등 대어급 IPO가 대기 중이지만 공모주 청약 열기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미국발 긴축 공포가 주식 시장을 집어삼켜서다.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7% 오른 2663.34에 마감했다. 지난달 3일 2977.65에 시작한 코스피는 최근 6거래일 가운데 5거래일을 하락하며 10% 넘게 떨어졌다.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자 LG엔솔 이후 대어급 IPO로 손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며 IPO 일정을 미뤘다. 지난달 26일 마감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00대 1에 그치는 등 참여가 저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원스토어·현대오일뱅크·쏘카·SK쉴더스·교보생명 등이 한국거래소에 상장청구서를 접수한 상태고, CJ올리브영·SSG닷컴·(마켓)컬리 등도 상장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열기는 지난해를 고점으로 올해엔 완만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상장 기업의 성장성만 보고도 고평가를 주는 경향이 있었으나 올해엔 기업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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