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화성-12형 검수사격 성공"…'괌 타격' 미사일 실전배치 밝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31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서다. 북한은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이어 IRBM급 미사일인 '화성-12형'에 검수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검수'라는 용어는 '화성-12형'이 이미 대량생산 중이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8일에도 KN-24의 실전배치를 공언하며 검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군 인도·태평양 전력의 핵심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5000㎞의 '화성-12형'을 대놓고 '실전배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의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의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생산되는 화성-12형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발사 현장을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은 미사일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국방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전투부(탄두)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북한의 잇따른 신형 미사일 실전배치 '예고'는 한국과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새해 들어 쏜 미사일들은 모두 패트리엇(PAC-3 MSE)과 고고도미사일 방어(THAAD·사드) 체계 등으로는 요격이 어려워 한·미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연초부터 요격이 난해한 신형 전략 미사일을 섞어 쏘며 '대결이냐 대화냐' 양자택일 하라는 일종의 압박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례 없는 강대강 대결의 전개가 예상된다"며 "북한은 앞으로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대선 등 주변적인 변수에 개의치 않고 미국을 압박해 양보를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추는 정치군사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오전 7시 42분쯤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고각으로 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탐지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이며 고도는 약 2000㎞였다. 북한은 올해 들어 일곱 번째, 총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8기4차)에서 대남·대미 전략을 협의하는 분과토론회를 사흘간 개최했다. 그러나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환경에 대처하여 북남(남북)관계와 대외사업(대미정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인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만 밝혔다. 북한이 회의에서 결론을 내린 것은 미사일 카드였고,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을 통해 위협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한편 통일부는 30일 북한의 IRBM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안정을 위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훼손하고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