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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 만류에 "그래도 가야죠"…광주 붕괴현장 달려간 이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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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당초 이 후보는 이날까지 경기 지역에서 유세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전날 계획을 변경했다.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기 전 광주공항에서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좀 무심했는데 피해자분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위로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일정을 갑자기 바꿨다”고 말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전날 송영길 대표가 현장에서 항의를 받는 등 정부와 여당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참모들이 만류했지만 이 후보가 ‘그래도 가야 한다’고 결단해 일정을 새로 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고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 가족들과 텐트 안에서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이소영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와 수습에 국가의 모든 역량과 방안을 총동원할 수 있도록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직접 건의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대화를 마치고 피해자 가족들과 사고 현장 주변을 살펴본 뒤 “똑같은 업체에 의해 똑같은 지역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기가 막히다”며 “오늘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첫날인데 앞으로 이런 중대 재해를 방치하거나 책임이 있는 경우 기업 활동을 못 하도록 건설 면허를 취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정호씨는 “이 후보가 현장에 온 분 중에 가장 오래 있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줬다”며 “이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현대산업개발이 책임을 하청업체에게 미루지 못하도록 조치를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도 평소엔 호남 지지율 6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지지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지지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후보는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호남 지역 민심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차기 정부에서 국가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광주 군공항을 이전하겠다”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 발전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막대한 정부 예산이 들어가듯 광주에서도 국가 주도로 빠르게 군공항 이전사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전 후보지 선정에 대해선 “특별한 희생을 한 지역에 손해보다 혜택을 더 크게 주면 유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넣는 원포인트 개헌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겠다고 말했으니 여야 입장 차이는 없는 것 같다”며 “권력구조 문제까지 포함하는 헌법 전면 개정은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이견 없는 부분부터 개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엔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을 찾았다. 이 후보가 약 150m를 걸으며 상인들과 소통하는 동안 각지에서 온 지지자와 장을 보러온 광주 시민이 뒤섞여 시장통은 앞뒤로 몇 걸음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가득 찼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해 “지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속도가 매우 빠른 대신 치명률은 낮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방역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과학적인 대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저녁 이 후보는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합동 유세를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함께 현장에서 선거 운동을 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후보와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온 이 전 대표는 찬조연설 중 지지자들이 ‘이낙연’을 외치자 “지금부터 모든 연호는 ‘이재명’으로 통일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하나이고 통합의 길로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번 대선이 어딘가 혼탁하고 몹시 무거운 선거가 돼서 저희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그 점이 죄송하다", "민주당이 아직도 못난 구석이 많다. 부족한 점이 많다. 저도 마음에 안 들 때가 많다. 그 민주당이 시대가 요구하는 수권정당으로 바로 서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했다.

이날 광주행과 관련해 ‘최근 60%대에 머무는 광주·호남 지역의 지지율을 설 연휴 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냐’는 질문을 받은 이 후보는 “과거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평소 여론조사 지지율은 60%대였지만 대선 최종 득표율은 90%대가 나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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