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경쟁 6ROUND] 라운드 2: 5G

중앙일보

입력 2022.01.27 10:07

4G 시대에는 미국이 수행했던 역할을 5G 시대에서 중국이 되풀이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 -미 국방혁신위원회

5G는 기존 세대 네트워크보다 배로 향상된 속도, 안정성, 커버리지로 인해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대표 통신 장비업체 퀄컴(Qualcomm) 경제전략팀은 "5G 상용화로 향후 15년 이내 인도 만한 규모의 경제 발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그중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는 중국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중국이 "2020년까지 전 세계 5G 연결망의 87%를 차지해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5G 시장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주요 지표는 중국이 미래 5G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한다. 미국 벨퍼 연구 보고서는 WSJ 등을 인용해 2020년 말까지 중국은 1억 5천만 명의 5G 이용자(미국은 6백만 명)와 70만 개의 5G 기지국(미국은 5만 개), 460MHz의 mid-band 대역폭(미국은 70MHz)과 평균 300Mbps의 속도(미국은 60Mbps)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격차는 2021년 들어 더 벌어졌다.

해발 3700m 중국 신장 고원 지역에도 5G 기지국이 개통됐다. [사진출처=신화통신]

해발 3700m 중국 신장 고원 지역에도 5G 기지국이 개통됐다. [사진출처=신화통신]

신화통신은 2021년 말까지 중국에 130만 개가 넘는 5G 기지국이 건설됐으며, 중국의 5G 이용자 수가 4억 9700만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존 호프만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CEO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5G 연결 단말기 수가 2025년 말까지 8억 3000만 개를 돌파해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5G 장비 공급 면에서도 중국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받고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데도 아직 5G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 오로(Dell’Oro)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화웨이는 전 세계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 29%를 기록하며 위기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글로벌 5대 5G 장비 업체 (화웨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ZTE) 중 2개가 중국 국적이며, 미국 업체는 하나도 없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사진출처=셔터스톡]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죽이기(Kill Huawei)’로 인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곤두박질쳤지만, 아너(Honor)가 그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가 매각한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Honor)가 2020년 8월 샤오미를 제치고 빠르게 성장해 중국에서 3번째로 큰 스마트폰 브랜드로 올라섰다.

2021년 중국의 5G 휴대전화 출하량은 2억 6600만 대로 2020년 대비 63.5% 급증했다.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중국 내 5G 휴대전화 출하량은 전체 휴대전화의 75.9%를 차지한다. 이는 글로벌 평균치인 40.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렇듯 5G 상용화 속도와 규모 면에선 중국의 승리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쟁 우위는 어디에 있을까?

벨퍼 보고서는 미국이 5G 기술 연구개발과 표준화 및 응용 면에서 중국보다 경쟁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 세대 4G 특허들이 5G 기술의 근간이 되어 혁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G 응용 면에서 미국은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테크기업들과 5G 통신 칩 설계, 클라우드 인프라와 같은 5G 관련 기술에서 중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퀄컴(Qualcomm)은 5G 통신 칩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2020년 퀄컴 통신 칩의 5G 시장 점유율은 40%로 2위인 대만 미디어텍(22%)을 압도했다.

현재 많은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이동 통신표준화기구(3GPP)에서 다수의 자리를 차지하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5G 기술표준의 중요성을 알게 된 중국이 특허 확보에 열을 올리며 미국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독일 지식 재산권 조사업체인 아이플리틱스(IPlytics)의 ‘누가 5G 특허 경쟁을 주도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9월 기준으로 화웨이가 세계 5G 유효 특허의 15.9%를 보유해 1위를 차지했다. 업계가 인정하는 5G 기술표준 기여도에서도 화웨이가 23.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차세대 이동통신인 6G로 눈을 돌려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2019년 11월 베이징에서 관련 부처와 함께 6G 기술 연구개발 업무 착수회를 열고 6G 기술 연구개발 업무 시작을 공식화했다. 앞선 아이플리틱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까지 6G 기술 특허의 3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18%보다 앞선 수치다.

미국과 중국의 5G 기술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다. 업계에선 현재 등장과 함께 다른 경쟁 제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재편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부재해 5G 상용화가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4G(LTE)가 도입될 당시엔 유튜브 등이 킬러 애플리케이션 역할을 하며 LTE 가입을 촉진했다. 3G에선 버퍼링으로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던 유튜브를 4G(LTE)로 마음껏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5G에서도 기존 세대 네트워크로는 즐기기 어려웠던 차별화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중 5G 기술 경쟁은 둘 중 누가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출현시키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자료: The Great Tech Rivalry: China vs the U.S. / Graham Allison, Kevin Klyman, Karina Barbesino, Hugo Yen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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