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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 접종 주춤...이번주 1100여곳 개학인데 대책은 '잠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겨울방학이 끝나고 2022년도 첫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겨울방학이 끝나고 2022년도 첫 등교가 시작된 20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이번주부터 개학하는 초·중·고등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예전처럼 정상등교 원칙을 유지하고, 설 연휴 이후 오미크론에 맞춘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주 개학하는 학교만 1100곳을 넘는 데다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어 등교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차 80%, 여전히 더딘 청소년 접종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3~18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79.7%다. 3주 전인 3일(75.1%)과 비교하면 4.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4일 법원이 학원·스터디카페 등 학습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접종률 상승 속도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하려면 이날까진 1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13세 청소년의 1차 백신 접종률은 60%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부는 "많은 학생·교직원이 접종할 수 있도록 방학 기간 중에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더 이상 접종률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7)씨는 "법원 판결도 남아있고, 정부도 방역패스와 관련해 이랬다 저랬다 하고 있으니 일단 아이에게 접종 안 시키고 기다려 볼 계획"이라며 "백신을 맞춘 주변 학부모들도 '괜히 맞게 한 것 같다'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189개교 개학…"설연휴 기간 확산 우려"

그러는 사이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주(17~23일)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50.3%로 우세종이 됐다. 신규 확진자도 7000명대를 훌쩍 넘겼다.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번주부터 학교들이 속속 문을 연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음 달 11일까지 전국 1만1753개 초·중·고교의 40%가 넘는 4730개 학교가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주에 개학하는 학교는 전체의 약 10%인 1189곳에 이른다. 이들 학교는 1~2주간 학사 일정을 마무리하고 봄방학에 들어간다. 나머지 학교들은 봄방학 없이 3월에 개학한다.

정부는 이달 등교하는 학교들에 지난해 12월 발표한 학사운영안을 토대로 한 방역지침을 보냈다. 오미크론 변수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지침은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일 때 발표된 것이다. 그때 당시 방역이나 등교 지침이 지금과 크게 바뀐 게 없는 상황에서 1~2주 개학하는 학교에 새로운 지침을 보내면 오히려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 연휴 이후 빨리 새로운 대응 지침을 마련해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설연휴를 전후해 학교발(發)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은 전염력이 강하다고 하니 급식이 걱정"이라며 "급식실에 칸막이는 있지만 앞뒤로 꽉꽉 채워 앉아야 해서 불안하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1~2주 등교면 차라리 쭉 쉬다가 그냥 3월에 등교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신속 PCR, 자가검사키트 도입 검토 중"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응 관련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응 관련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교육부는 3월 새학기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도입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이뤄졌던 PCR 검사 외에 신속 PCR 검사를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학생의 수용도와 검사 효율성 등을 고려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에 대비한 새로운 학교 방역체계 등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신규 확진자의 30%가 소아·청소년이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고위험군 아이들을 별도 관리하는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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