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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환불금 100조 풀린다...2차전지주 들썩, 증권사 이벤트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에너지솔루션이 일반 청약에서 114조원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 역사를 새로 쓴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청약 환불금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리고 있다. 사진은 LG엔솔 청약 첫날인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반 청약에서 114조원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 역사를 새로 쓴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청약 환불금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리고 있다. 사진은 LG엔솔 청약 첫날인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KB증권 한 지점에서 고객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114조원. 국내 기업공개(IPO)의 역사를 다시 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일반 청약에 몰려든 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주식 배정이 끝난 뒤 수십조원에 달할 청약 환불금이 어디로 향하느냐로 쏠린다. 환불금이 증시 언저리에서 머물면 미국의 긴축 우려와 기관 매도세 등으로 비실대는 국내 증시에 ‘보약’이 될 수도 있어서다.

LG엔솔의 청약금 환불은 오는 21일 실행된다. 배정한 물량만큼의 금액을 제외한 증거금이 반환된다. 균등 배정에 신청한 경우 1주(공모가 30만원) 안팎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50만원의 증거금(최소 청약주수인 10주 가격의 절반)에서 주식 수만큼 가격을 제한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지난 18~19일 LG엔솔 일반 청약이 가능한 7개 증권사((KB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신영증권·하이투자증권))에 114조1066억원의 증거금이 몰려든 만큼 환불액도 수십조원에서 1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을 찾은 시민들이 청약 접수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을 찾은 시민들이 청약 접수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LG엔솔로 몰려든 뭉칫돈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시장에 남아 다른 기업 투자로 이어진다면 '2차전지 관련주'가 LG엔솔의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엔솔의 경우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기 편입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며 “편입 전까지 추종 수요가 생긴다면 교체 매매 수요가 발생하는 LG화학과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들어가 있는 기업의 수급에 우호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및 전자 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용 소재 관련 기업인 대주전자재료의 주가는 20일 전날보다 9.83% 급등했다. LG화학(6.58%)과 삼성SDI(4.08%), 솔브레인(5.99%), 에코프로비엠(4.12%), 엘앤에프(3.71%) 등의 주가도 줄줄이 상승했다.

개인투자자가 꼽은 수혜주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1월 셋째 주 증권 애플리케이션 ‘증권플러스’를 통해 LG엔솔 수혜주를 묻는 설문에서 나라엠앤디와 나인테크가 뽑혔다고 20일 밝혔다.

3604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LG화학(분할전)의 핵심 배터리팩 공급사인 나라엠앤디는 69%, LG엔솔에 2차전지 장비를 공급하는 나인테크는 31%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7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LG엔솔이 증시에 성공적인 데뷔를 하면 환불금이 또 다른 IPO 청약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 설 연휴가 지난 다음 달 3~4일 현대엔지니어링 일반 청약이 진행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마켓컬리, 쏘카 등 대어급 IPO도 올해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100조원 가량의 환불금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0일 공모주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번달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고객 중 단기사채나 장외채권, 공모기타파생결합사채(DLB), 신탁 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추첨으로 1만~1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KB증권은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한 고객에게 1인당 최대 100만원 한도로 '세전 연 5.0% 특판' 매수 기회를 준다. 'KB able 발행어음 신규고객 특별 제공 이벤트'도 진행한다. 발행어음 12개월물은 연 3.2%, 발행어음 6개월물은 연 2.8%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한도가 다할 때까지 선착순으로 가입을 받는다.

114조원에 이르는 자금 이동이 LG엔솔 반짝 효과로 그칠 수도 있다. LG엔솔 청약 자금 중 ‘빚투(빚내서 투자)’ 비중도 상당했다고 예상돼서다. 은행권에 따르면 청약 첫날인 지난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7200억원으로 전날보다 1조3718억원 급증했다.

금리 상승기인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환불금이 들어오면 바로 대출 상환에 나설 수 있다. 81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던 지난해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 청약 당시에도, 5월 초 증거금 환불 이뤄진 뒤 한 달 만에 약 8조원의 대출금이 상환되며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7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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