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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비트코인 산 엘살바도르 대통령…"14% 손실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 행사에서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 행사에서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정부 돈으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사들였지만 현재 가치로 약 14%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비트코인에 투자한 시점을 토대로 예상 수익을 계산한 결과, 이 같은 추정치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지난해 9월 무렵부터 정부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정확한 비트코인 매수 시점과 단가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내용으로 보면 현재까지 최소 139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윗 시점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계산하면 평균 매수단가는 5만1056달러(약 6088만원)로, 총 7100만 달러(약 846억6750만원)를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또 부켈레 대통령이 아직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현재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이날 시세 기준으로 6100만 달러(약 727억4250만원)에 그쳐, 매수 금액 대비 14% 손실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최근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중 일부를 달러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부켈레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우려와 자국 내 부정적인 여론에도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강행한 바 있다. 그는 화산 지열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 건립 구상 등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면서도 관련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의 나탈리 마시크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엘살바도르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이런 위험한 자산을 불투명하게 거래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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