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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멸공' 대신 'OO'…신세계 '불매' VS '돈쭐' 소비자 양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 부회장이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이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신세계그룹 관련 주가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언급에 소비자가 둘로 나뉜 영향이다.

11일 신세계는 전날보다 2.58% 오른 2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 가까이 하락했던 전날에 비하면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이마트는 전날 대비 1.48% 하락한 14만6500원에 마감했다. 이밖에 신세계I&C(-2.72%), 신세계(-2.43%)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는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했다.

특히 전날 신세계 주가가 6% 이상 급락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컸던 지난 2020년 8월 18일(-8.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널(-5.34%), 신세계 I&C(-3.16%), 신세계푸드(-2.13%) 등 신세계 그룹주는 일제히 하락하며 하루 사이 약 2400억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신세계 그룹주 하락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해석이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의 경우 중국 사업과도 연관돼 있어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지난 2일에는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는 정치권으로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 부회장을 "윤석열 수준"이라며 비판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바로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응수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 발언은 '중국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권 지지층 사이 스타벅스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개인 SNS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에 가지 맙시다”라며 불매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있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세계 불매 운동에 반대해 오히려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특정 가게의 물건을 많이 소비해 지지하는 것)’내주겠다는 주장과 함께 ‘바이콧’ 이미지도 퍼졌다.온라인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있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세계 불매 운동에 반대해 오히려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특정 가게의 물건을 많이 소비해 지지하는 것)’내주겠다는 주장과 함께 ‘바이콧’ 이미지도 퍼졌다.온라인 캡처

'멸공' 이슈가 커지자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11일 오전 개인 SNS에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이미지와 함께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온라인상에 공유되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을 인식한 언급이다.

또 북한이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한 기사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OO'이라고 썼다. '멸공'이라는 단어를 직접 쓰는 대신 'OO'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있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세계 불매 운동에 반대해 오히려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특정 가게의 물건을 많이 소비해 지지하는 것)’내주겠다는 주장과 함께 ‘바이콧’ 이미지도 퍼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인 SNS에 “멸공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낱말을 사용할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도 되느냐”며 “너희들이 대중가요 검열하던 박정희, 전두환이랑 뭐가 달라?”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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